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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 원폭자료관과 평화공원

일본/큐슈

by askalai 2015. 12. 15.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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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폭자료관에 더 가까운 역은 하마구치마치(口町). 평화공원에 더 가까운 역은 마츠야마마치(松山町).

하마구치마치에 내려서 자료관을 보고 공원으로 내려갔다가 마츠야마마치에서 다시 전차를 탔다. 


어쩌다보니 히로시마, 오키나와, 나가사키 평화공원을 다 가본 셈이 되었다. 


생각은 많아지고 말하기는 힘든 곳이다. 나이가 들 수록 더 그렇다. 



원폭자료관



계속되는 원폭 실험의 피해자들에 대하여 















우라카미 성당 일부 



낙하 중심지... 인데 고양이가 시선 강탈 




감정을 배제한 건조한 기술이었지만, 히로시마 원폭투하 사흘 후에 나가사키에 다시 폭격이 이루어진 과정에서 일본 천황과 정부가 항복권고에 대해 '묵살한다'는 표현으로 답했고, 그것이 일본어로는 단순히 무시한다가 아니라 유보한다는 의미도 포함한 말임을 모른 연합군측 오역이 있었다는 내용을 읽고* 한참 그 생각이 머리를 맴돌았다. 항복은 나가사키 원폭 투하에서도 다시 6일이 지나서야 이루어졌지만... 히로시마 직후에라도 항복했다면 나가사키 원폭은 없었으리라는 점. 더불어 원래 목표지점은 고쿠라였으나 기상 문제로 나가사키에 떨어뜨렸다는 점에 온갖 생각이 다 든다. 물론 오키나와 전투 이후에 항복했다면 히로시마도 원폭을 겪지 않았을 테고, 오키나와 역시 그 전에, 전세가 기울었을 때 항복했다면 마지막까지 그렇게 처참한 일을 겪지 않았을 테고... 전후에도 계속 희생된 사람들과, 승자와 산 자들의 죄책감을 이용하여 이익을 챙긴 엉뚱한 것들에게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이 이어진다.



1979년부터 1995년까지 나가사키 시장으로 선출되었던 정치가 모토시마 히토시는 공식석상에서 쇼와 천황이 전쟁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고 말했고, 그 발언으로 인해 우익 행동대원에게 총격을 당해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다.



어려서는 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더 많이 책임자들을 추궁하지 않는지, 왜 오히려 옹호하는지 이상하다 여기기도 했었지. 슬프게도 이제는 안다. 우리도 많이 다르지 않음을. 


(*나중에 더 찾아보니, 앞뒤 상황을 고려할 때 그 '묵살한다'를 '시간을 더 달라'로 보기는 어렵겠다. 여지가 없다고는 할 수 없으나, 아주 적다. 결국 그게 오역으로 인한 피탄이라는 주장은 비난의 화살을 연합군 측에 조금이라도 더 돌리고 싶은 뜻에서 나온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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