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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걷기 2

한국/제주

by askalai 2009. 5. 18.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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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1일. 월요일.

둘 다 잠을 설쳤지만, 걷기 시작하자 전날보다 몸이 가뿐했다. 시내버스를 타고 남원포구로 가서 5코스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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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포구-> 쇠소깍(15km).  이어서 6코스 소금막-> 제지기오름-> 보목항구까지.

포구에서 큰엉산책로까지는 검은 바닷가를 따라 이어지는 아스팔트길이다.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검은 바닷가를 바로 옆에서 보는 건 처음이라 신기했다. 그러나 모두 그렇듯이 시간이 지나면서 '음 까맣군(덤덤)'에 가끔 하얀 바위나 흰 모래가 보이면 신기해하게 되었다. 조금 걷다보면 아래와 같은 숲 산책로가 나온다. 나무가 마구잡이로 우거져서 때로는 바다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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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엉경승지 산책로. 시원하다ㅋ

여행가기 전 읽은 ida님의 여행기에서 큰엉경승지 산책로가 어째서 가장 아름다운 길인가, 올레길이 만들어지기 전 얘기 아닌가 하는 부분을 읽었다. 그 글 때문에 반드시 5코스 먼저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좋은 산책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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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밭...이 아니라 과수원?

마을 쪽으로 들어가니 향기가 한층 진해졌다. 하얀 꽃들이, 이제 막 피기 시작한 듯 했다. 이 나무에 꽃이 다 만개하면 대체 향기가 얼마나 짙을까. 지금도 바다보다 그 향기가 더 그립다. 이건 사진으로 찍어올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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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나무 군락

이렇게 큰 동백을, 그것도 산울타리처럼 심어놓은 동백을 처음 본 게 진도였던가. 다시 보아도 놀랍다. 꽃이 필 철이 아니라 애석했고, 길이 조금 더 길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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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바닷가...어딘가.


위미에 늦게 떨어져서 중국집에서 대충 점심을 해결하고, 예촌망 즈음을 지나면 길이 위쪽으로 올라가면서 물을 따라 산책로가 이어진다. 노란 코스모스가 잔뜩 피어 있었다. 5월인데 설마 코스모스일까 했더니 간혹 흰 코스모스도 보였다; 아직도 왜 5월에 코스모스가 만개했는지는 잘 모르겠다-_-

쇠소깍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이다. 정확히 말하면 크게 만나는 곳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제주도 바닷가를 걸으며 바다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 신기했는데, 보통 바닷가에서 민물이 나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그 설명을 듣기 전에는 육지에서 나가는 파이프를 보고 다 하수도관인 줄 알았다;

아무튼 쇠소깍에서는 마을 청년회에서 운영하는 테우를 탈 수 있다. 왕복 500미터에 40분이나 걸리는 초 느린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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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부터 밧줄을 이어놓고 사람이 끌어서 움직인다

뗏목 가에 앉아서 신발을 벗고 시리도록 찬 물을 찰방거리며 입심 좋은 아저씨의 설명을 듣노라니 얼마든지 더 걸을 수 있을 것 같았다.(물론 착각이다) 이 물에 일엽편주 띄워놓고 술을 마시다 졸다 하면... 이태백처럼 되려나? 쇠소깍 테우는 꼭 한 번 타보라고 권하고 싶다.

여기까지로 5코스는 완료. 테우를 타고 기운이 좀 나서 계속 걸었는데, 6코스 앞쪽에 있는 제지기오름에 올라갔다 오니 다시 기운이 다 떨어졌다. 왜 동네 사람들은 언제나 이렇게 힘든 언덕길을 '산책로'라고 부르는가!

저녁식사는 보목항에서 한치물회와 자리물회에 도전. 용감한 도전이었으나 대략 실패였다; 반찬으로 나온 자리젓도 먹어봤는데... 이 자리돔이란 놈은 비린내가 꽤 강하다 -_ㅜ

저녁 먹고 다시 시내버스로 귀가.

제주는 버스노선이 잘 되어 있어서 좋구나. T-머니도 쓸 수 있고 환승도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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