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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보길도

한국/전라

by askalai 2007. 8. 26.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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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군은 상당히 많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군청소재지인 완도 외에 노화도, 소안도, 신지도, 보길도, 청산도 등등. 그 외에 작은 섬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데 아주 작은 것은 무인도지만 나머지는 대부분 반농반어의 유인도다. 그 중에서 완도에 놀러간 사람이 많이들 가는 곳이 보길도와 청산도. 청산도는 여객선터미널에서 배를 타면 갈 수 있지만, 보길도는 섬 반대방향에 있는 화흥포항에서 배를 타야 한다.

8월 23일. 보길도에 가기 위해 버스터미널까지 걸어가서 농협 셔틀버스(200원)를 타고 화흥포항으로. 실은 날도 덥고 하니 8시 40분 배를 타려고 했는데, 버스를 놓쳐서;; 10시 배를 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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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남해라지만 뭔가 사기스러운 물색;;


보길도까지는 배로 1시간. 재미있는 것이, 이 동네 배는 바깥에는 의자가 놓여 있어도 실내는 모두 마룻바닥이다. 누워서 자라고 플라스틱 베개까지 여러 개 갖춰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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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끝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보길도 앞바다. 잔잔한 진초록빛 물이 동해와 대조적이다.

하나뿐인 버스를 타고 몇 군데만 천천히 보기로 마음먹고 있었으나, 부두에서 혼자 차를 몰고 온 아저씨가 말을 걸어왔다. 혼자 다니기도 심심한데 이 섬은 마침 차 없이 다니기 힘들어보이니 같이 다니잔다. 워낙 의심이 많은 성격이라-_-;; 망설였으나 날도 덥고 해서 승낙. 아저씨는 소안도에서 근무하는 후배를 만나러 왔는데 퇴근할 때까지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얘기였다. 덕분에 우리끼리 다닐 때만큼 느긋하게 노닥거리진 못했지만 보길도 여기저기를 다 볼 수 있었다.

보길도에서 우리가 제일 보고 싶었던 건 윤선도가 제주도로 피난가다 말고 멈춰서 머물렀던 유적지. 가장 아래쪽에 있고 가장 유명한 곳이 세연정이다. 윤선도가 어부사시사를 지었다는 정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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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상으로 윤선도 유적지는 꽤 여러 곳이다. 세연정에서부터 길을 따라 올라가면서 몇 군데가 더 있는 것으로 나온다. 그러나 어쩐지 세연정만 입장료를 받더라니, 나머지 낙서재니 동천석굴이니 하는 곳은 지도에만 나와 있을 뿐 제대로 보수/정리가 안된 상태였다. 그걸 꾸역꾸역 힘들게 길을 물어물어 때아닌 등산까지 하며 올라갔더니만 출입금지...털썩. 출입금지선을 무시하고 넘어서 마저 올라가보았으나 동천석굴 자리에 지어놓은 정자가 뽀사졌다... 또 털썩. 태풍이라도 불었던 걸까. 그치만 그런 건 세연정 매표소에 길을 물어봤을 때 말해줬어야 하는 거 아닌가! (포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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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가려져 있을 때가 더 멋있다는.

때아닌 등산으로 땀이 후줄근. 게다가 땀에 젖어 감기는 바지로 사진에 보이는 옆길을 낑낑거리며 올라갔더니 운동 안하던 근육이 놀랐다 아 놔-_- 저걸 보겠다고 고집부린 1인(...)으로서 면목이 없더라는.

어쨌거나 힘들고 배고프니 항구로 내려가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아저씨와 E양은 회덮밥, 나는 전복죽. 사진은 못찍었지만 전복죽 색깔이 녹색;; 인데 전복조각이 둥둥 떠있는 것이 아주 맛있었다는.

잠시 쉬고 다시 차를 타고 우암 송시열 글씐바위(이 동네에서 써놓은대로 옮긴 것임!)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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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암 선생님... 여든 셋 노구에 아무리 귀양길이 서러워도 그렇지 이런 험한 곳에 들어가서 글을 새길 기력이 어디서 나셨답니까;; 정정하셨습니다그려.

다음은 예송리 해수욕장. 보길도에서 세연정과 예송리가 제일 유명한 관광지라 한다. 구계등과 마찬가지로 갯돌 해안인데, 구계등보다 돌이 잘다. 그래서 그런지 물소리는 구계등보다 조금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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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구는 둥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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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 하루 편하게 잘~ 다녔고 심지어 점심까지 잘 얻어먹었으니 ㅅ 아저씨에게는 정말 감사드리지만, 다음날도 만나서 같이 다니자고 계속 말씀하셔서 조금 난처했다; 일단 마음빚이 있다보니 굳이 피하지 않고 되는대로 하기로 했다. (이쯤에서 짐작하겠지만 그 되는대로는 같이 다니지 않는 것으로...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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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로 돌아가는 배에서


화흥포항에서 근처에 있다는 해신 촬영장을 볼까말까 했으나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갔다. 그냥 셔틀버스를 타고 읍내로 돌아가서, 어판장 근처 횟집에 들어가서 복매운탕에 밥을 먹었다. 반주는 전라도 소주 잎새주 :)

완도는 희한하게도 음식이 굉장히 매워보이는데 그리 맵지가 않다. 매운탕도 그렇고 볶음류도 그렇고...

커피를 홀짝이며 다시 바닷가 도로를 걸어서 돌아가는데, 분수에서 아이들이 신나게 물장난을 치고 있다. 어른들은 작정하고 데리고 나온 듯 주위에 자리잡고 앉아서 구경 중. 시원~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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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처서라 그런가. 전날보다는 저녁 바람이 시원해졌다. 더워서인지 다른 이유에선지 밤에 몇 번 깨기는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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