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5일. 드디어 여강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옥룡설산(玉龍雪山)이다. 나시족의 성산이라 아직 정상 정복이 된 적이 없다고 한다.
운삼평에서
사실 이곳의 사진은 올릴 지 말 지 망설였다. 사진을 찍으면서 "아 이건 사진으로 절대 담아낼 수 없는 풍경이구나" 한탄했는데 돌아와서 본 사진은 그렇게 나쁘지 않아 보이더란 말이다. 그런데 그게, 원래도 그 자리에서 본 작은 화면보다는 컴퓨터에 옮겨서 보는 사진이 나은 법이지만, 이 경우에는 오히려 실물에 대한 기억이 흐려지면서 점점 사진이 괜찮아보이는 게 아닌가 의심스러워진다.
어쨌거나 속이 좋지 않아 1위안짜리 죽으로 아침을 때우고, 전날 확인해둔 7번 버스 승차장까지 걸어가서 차를 탔다. 버스라곤 해도 그냥 승합차 같은 물건이다. 설산까지 15킬로미터 남짓이라곤 하지만 구불구불 1시간 넘게 차를 타야 한다. 이 때 또 한 가지 실수를 했는데, 원래 우리가 가려고 했던 곳은 모우평(=야크소 평원). 설산에서 위쪽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곳이 세 군데 있는데 그 중 제일 안쪽에 있고, 설산 높은 봉우리가 제일 잘 보인다는 평원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탄 차는 중앙케이블카(대삭도) 앞과 운삼평 앞에만 서는 차였던 것이다-_-;;;
대삭도 앞
중앙케이블카를 탈 생각은 없고(나는 조금 있었지만 동행은 전혀 생각이 없어서;), 안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모우평까지 가자니 너무들 비싸게 부르고, 할 수 없이 셔틀로 갈아타고 운삼평으로 향했다. 셔틀 운행을 시작한 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녹색 버스가 깨끗하고 좋다. 늘 그렇듯 앞뒤 뻥 뚫린 리프트를 타고 해발 3200미터까지 올라가니, 숲길을 20-30분 걸어야 평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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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린 과일이나 그런 걸 좀 팔면 좋겠던데 나와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사진 찍어서 팔기, 소수민족 옷 빌려주기였다. 요새같이 다들 디카를 들고 다니는 시대에 과연 장사가 될 지 걱정스럽더라;;
아무튼 기분좋게 산책하고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서, 운삼평 바로 아래에 있는 백수하로.
설산을 배경으로 홀로 서 있는 야크...
타볼 걸 그랬나-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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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 반 넘어서 대삭도로 돌아가보니 중앙 케이블카는 이미 운행 정지. 아쉬웠지만 돌아가는 길도 꽤 걸리니 다시 7번 버스를 탔다. 이번에는 좀 작은 승합차라 8위안(갈 때는 10위안)
아침에 죽을 먹은 뒤 하루 종일 굶고 물만 마셨더니 속이 괜찮아진 것 같았다. 아니 이날부터 물 대신 보이차를 마시기 시작한 효과였을지도? 아무튼 내려서 시내 시장 구경 잠시 하고 들어가서 저녁에는 드디어 샤궈판을 먹었다. 운하 가장자리에 있는 식당에서 먹었더니 값만 비싸고 맛은 영 아니올시다라 가슴 아팠지만. 흠.
S님은 다음 날 호도협 1박 2일 트레킹을 떠나기로 하고, 시간이 부족한 나는 성 안에 있는 여행사를 찾아서 1일 투어를 예약했다. 호도협에 라싸 호수까지 들어있는 일정이다.
밤, 옆방에 든 손님이 새벽까지 시끄럽게 쿵쿵거려서 절망감마저 느꼈다. 왜 세상에 완벽한 숙소는 없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