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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남] 9. 여강의 목부와 야경

중국/운남

by askalai 2007. 3. 22.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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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뒷문으로 들어간 목부(木府). 운남이 중국 지배하에 들어간 뒤 수백년 간 자치권을 쥐고 통치하던 나시족 실권자 목씨 집안의 궁전이다. 왕가와 별로 다를 게 없어 궁전을 보러 온 중앙정부의 사신이 너무 튀지 않게 조심하라고 했다던 이야기도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뒷문이 위쪽에 있기 때문에, 내려다보면 이렇다. 그 아래로 여강 시내가 보이고...그런데 어째 좀 미니어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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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좋았다. 굉장히 좋았다. 한적하기도 했고.
그러나 오후 늦게 들어가서 서둘러 돌아보고 뒷문으로 다시 나가서 만고루에 오르려 했더니... 뒷문이 닫혀 있었다-_- 수첩까지 꺼내들고 문 앞에서 뭔가를 고치고 있던 아저씨와 열심히 이야기를 나눈 결과.
앞문으로 나가란다.

...오르내리느라 고생만 하고 만고루 입장료 날렸다(머엉)

암튼 그래서 터덜터덜 앞문으로 나가서 보니, 내가 아까 열라 헤맸던 그 골목이었다(또 머엉)

울적한 심사를 애써 달래며 S님과 약속한 사쿠라 까페로 향했다. 여강에 꽤 오래 전에 들어선 한국인 음식점이다. 그런데 왜 사쿠라라고 이름을 붙였을까? 가게 여기저기에 태극기가 잔뜩 걸려있긴 하지만... 아무튼. 놀랍게도 이건 금방 찾았다. S님이 날 보더니 웃는다. 만고루에서 내가 목부로 빠지는 거 봤다고 -_-

저녁식사는 나시 샌드위치. 맛은 있었으나 빵이... 나시바바가... 너무 기름졌다! 낮에 점심 대신 먹은 나시바바에 이 샌드위치까지 원투 펀치로 내 속을 완전히 버려놓았다. 그 결과는 그날 밤부터 나타났으니...

일단은 밥을 먹고 다시 거리로. 해가 지고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하나둘씩 등이 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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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여강은 또 다른 세계. 곳곳에 불이 밝혀지고 수로에 불빛이 비쳐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당연하게도 밤이 늦도록 사람들이 떠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술마시고 춤을 추며 밤을 지새는 분위기도 아니다. 물론 술도 있고 노래도 있고 춤도 있지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수로 양쪽에 자리잡은 음식점들... 밤이면 가게마다 민속의상을 입고 노래를 부르며 손님을 끈다. 앉아있으면 돌림노래처럼 되풀이되는 '야소 야소 야야소'

사용자 삽입 이미지꼭대기에 빛나는 건물이 만고루.

사용자 삽입 이미지이건 찻집에서 내려다본 야경...이렇게 보면 수로를 중심으로 한 거리만 불이 켜진 것 같지만, 어둡게 찍힌 부분도 등은 다 달려있다. 지붕이 바싹 붙어있기 때문에 가려질 뿐...

만고루까지 갈 것 없이 그 아래 찻집 2층에서도 전경이 잘 보이겠더라는 S님 말에 따라 계단을 열심히 올라갔다. 10위안짜리 홍설차를 마시며 내려다보는 야경은 그야말로 절경. 다만 찻집 2층은 추웠다 OTL 결국 한 시간밖에 버티지 못하고 후퇴.

변함없이 맥주 한 병 마셔주고, 다음날은 일찍 일어나서 호도협에 갈 예정이었으나... 1. 피곤이 쌓였는지 늦게 일어났고 2. 나시바바+나시샌드위치의 원투에 맥주를 결정타로 위장이...-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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