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kalai's lair - 여행블로그

진도에 덕병리라는 마을이 있다. 본래는 바다 가까이에 자리한 마을인데, 간척사업을 하면서 육지쪽으로 꽤 들어간 모양이 되었다. 옛 바닷가에서 마을 쪽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장승이 두 개 서 있다. 돌로 만든 장승이다. 원래 있던 오래된 돌장승은 누군가가 훔쳐갔다지만 마을 사람들이 돈을 모아 새로 만든 장승이니 의미는 다르지 않겠다. 재료가 돌인 것도 흔치 않은 일이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흔히 생각하는 장승과 전혀 다른 점이 있다. 교수님, 바닥에 놓인 턱뼈 하나를 집어들었다. "내 연구실 문에 걸어야겠다." 다들 웃고 말았지만 유독 일본에서 온 학생은 허걱스러운 얼굴이다. 나중에 조심스레 나에게 물어온다. "저기, 한국에서는 이런 거 무서워하지 않나요오오..." 뭐라고 답해야 하나 음-_-a 아무튼 여러 ..

한국/전라 2007. 4. 24. 10:30

2007년 4월 20일-22일 진도 답사. 사흘 내내 흐리고 거센 바람. 4.20 서울-진도 5시간-5시간 반 진도학회 2시부터 6시까지 남도국악원, 금요상설공연(널마루 무용단) 7시-8시 40분 소포리 민가에서 숙박 4.21 소포리 산책 진도읍 성벽을 중심으로 성내 한바퀴 향토문화원 토요공연(들노래, 진도아리랑, 놀부 마당쇠 창극 등) 2시-3시 40분 장승, 고인돌, 정유재란 무덤터 바닷길 열리는 곳(길은 19일에 닫혔음) 앞에서 멍게,소라,번데기,막걸리 소포리 문화전수관(육자배기, 12현 가야금 산조, 북춤, 판소리 등) 4.22 꽃상여 출상 진도-서울 5시간 반 그나저나 퀴즈. 사진 아래쪽에 보이는 노란꽃 이름이 뭘까요? :)

한국/전라 2007. 4. 23. 00:17

몇년만에 야간열차를 탔다. (힘들었다. 이제 이 짓도 못해먹겠다-_-) 묵호에 내려서 회를 먹고 (정작 회는 안찍었다;) 석회동굴에 들어갔다가 시원한 겨울 바다를 보고 망상 해수욕장 맞은편에 있는 고래화석박물관... 다들 반응이 싸늘해서 외부만 구경. 돌아오는 열차에선 태백산 풍경을 실컷 구경. 볼만하다 싶으면 터널이 나타나는 것이 흠이었지만 역시 겨울산은 멋지다.

한국/강원 2006. 2. 17. 09:30

창덕궁, 창경궁, 종묘, 경복궁에 경희궁까지 끼워줘도 순위가 끝에서 달랑거리던 덕수궁. 오랜만에 가보니 기억보다 훨씬 멋졌다! 이 정도면 최근 계속되는 보수공사로 멋이 없어진 경복궁보다 위로 순위를 올려도 될 듯. 2시간 가까이 덕수궁과 그 주변을 산책하노라니 어쩐지 "아아, 행복해. 역시 이렇게 살아야지 ㅠ_ㅠ" 모드가 되었다는. 여기만 겨울...;; 초가을인 곳도 늦가을인 곳도 있긴 하지만.

한국/서울, 경기 2005. 11. 9. 09:21

아래 쓴대로, 민속박물관에 가야 할 일이 있었다. 간 김에 한바퀴 둘러봤다. 상설전시물이야 그렇게 여러 번 볼 만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 기획전시 중인 '빛-Light, 燈, 전통과 근대'전은 각종 초와 등, 초롱 등을 모아놓아서 꽤 재미있다. 그러고보면 예전에 가본 성서유물박물관에서도 램프를 모아놓은 코너가 볼만했었지. 아무튼 위 퍼온 사진에 나오는 조족등 같은 것을 보니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 같은 만화도 나올 만 하지 않나 싶더라. 제발 민속박물관이라고 초가집만 지어놓지 말고 이런 연구/전시 좀 많이 했으면 좋겠다. (학예관들이야말로 그게 원하는 일이겠지만...) 플래쉬만 터트리지 않으면 사진도 찍을 수 있다 :) 관람료는 3000원. 많이 올랐지만, 예전이 너무 쌌던 터라 할 말이 없다. 쩝. ..

한국/서울, 경기 2005. 10. 14. 10:40

오랜만에 친구들과 나들이. 원래는 훨씬 장대한(...) 계획을 세웠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부담없는 곳을 찾다가 결국 선유도 공원으로 낙착을 보았다. 합정역 8번 출구로 나가서 604번을 타고 두 정거장(양화대교를 건너야 하므로). 사실은 느긋하게 나갔는데도 왠 애들이 바글바글-_- 해서 오늘 공쳤구나 했는데, 약 1시간 뒤에 애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나니 꽤 한가롭게 노닥거릴 만 했다. 특별히 볼 건 별로 없었고 그냥 강바람이나 맞고 식물원이나 좀 기웃거리고 자작나무 그늘에 좀 앉아 있다 왔다. 정말 부담없는 나들이 코스다. 그러니까 날잡아 노는 느낌이라기보다는 날씨 좋을 때 책이나 들고 나가서 읽다 오면 좋겠다는 정도. 자전거나 인라인도 금지고 그렇게 넓지도 않으니 할 일은 별로 없다. 꽃을 별로 좋..

한국/서울, 경기 2005. 5. 13. 00:00

가평 아침고요수목원과 가까이 위치한 "꽃무지 풀무지" 야생초 - 특히 자생초 전문으로, 가을 정취도 좋았지만(게다가 한산하다는 장점이) 역시 4-5월에 피는 꽃이 많아 봄에 가면 흐드러진 야생화가 장난이 아닐 듯. 올 5월경 문을 열었으며, 돌아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 정도로 아담하다. 천천히 돌아보면 2시간? 입장료 4000원에 나올 때 야생화를 하나씩 얻어올 수 있다. 티켓 판매 겸 안내하시는 분의 야생화에 대한 열정이 놀랍더군. 습지원 대문에도 넣은 사진. 그런데 이름을 모르겠어(...) 표지판이 귀여워서 찰칵 산림욕장에서 산림욕장. 아직 정리가 덜 된 듯 어수선하기도 하다. 이것이 국화과임에는 분명한데 포천구절초인가......;; 아무튼 목표는 꽃처럼 앉아있는 저 나비들. 이것도 국화과일..

한국/서울, 경기 2003. 9. 29. 14:07

2월 26일 밤, 가방 속에 읽을 거리를 잔뜩 챙겨넣고 집을 나섰다. 무박 2일의 기차여행이라는 건 사실 열차에 타고있는 시간 자체를 위해 떠나는 것이나 다름없다. 강릉까지 밤열차로 8시간, 돌아오는 데에도 7시간이 걸리니까. 표는 일단 강릉까지 가는 걸로 끊었지만, 확인해 보니 다음날 해뜨는 시각은 7시 20분경. 강릉 도착이 7시 20분이니 일출을 놓치기 십상이다 싶었다. 꼽아보면 이 밤차를 탄 게 네 번쯤 되던가. 늘 강릉 아니면 동해에 내렸으니 한번쯤 그 유명한 정동진에 내려보는 것도 괜찮겠지. 되어가는 대로 하자고 생각하고 남은 시간 역 앞에서 음료수와 쵸콜렛을 샀다. 책이나 읽으면서 조용히 갈 수 있기를 기대했지만, 유감스럽게도 내 좌석은 갓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셋이서 여행(?)을 가게 ..

한국/강원 2003. 3. 10. 1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