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궁 중에서도 프라 마하 몬티안 그룹. 녹색 지붕이 특징으로, 아마린드라 위니차이, 파이살 탁신 홀, 차크라팟 피만 홀 세 개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분명 찾아가려던 곳은 왕실 휘장과 동전 전시관. 그러나 엉뚱하게도 왠 사진/슬라이드 전시실만 들여다보고 헤메다가 결국 이쪽으로 빠져나왔다. 나중에 보니 방향을 잘못 잡았던 듯 하다. ^^;;
어쨌거나 태양은 작열하고, 사진 전시실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시원한 돌바닥에 눕고픈 열망에 시달리다가 다시 걸었다.
이건 차크리 마하 프라삿 홀. 라마 5세 (출라롱컨 국왕. 바로 외교의 달인 그 사람!)이 1882년에 지었다고 한다. 차크리(혹은 짝끄리)는 바로 현 왕조 이름이다. 저쪽에 보이는 녹색 지붕은 두씻 마하 프라삿 홀.
지붕을 가까이 잡은 것.
반대 방향에서.
중간에 잠시 쉬었던 것 같기는 한데 정확한 시간은 기억이 안나고, 이미 점심 시간을 지난 데다 지쳤고 컨디션이 안좋은 친구도 있어 나가려다 보니 들어왔던 길이 아니다. (두씻 그룹 쪽으로 문이 하나 더 있는 거였다) 다시 표를 끊어주고 옷을 빌려주던 쪽 입구로 돌아나갔다. 동선은 왕궁을 보고 왓 포로 가는 게 좋지만 다들 맛이 간 상태. 점심을 먹고 좀 쉰 다음에 햇빛이 약해지거든 움직이기로 하고 택시를 탔다.
점심을 먹으러 간 곳은 무려 시즐러. (두둥) 기억이 벌써 가물거리는데 센탄 삔까오의 시즐러에 갔던 듯 하다. 센탄 삔까오는 서민들이 많이 찾는 백화점이라는데, 들어가자마자 1층에 안마기가 있어서 놀랐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편하게 누워있길래 그냥 쉬는 의자인 줄 알고...10분만 눈을 붙이자며 돈을 냈는데 알고보니 안마기였다. -_-
동전을 넣으면 의자가 꾸물꾸물 움직여서 어깨와 등을 풀어준다. 댑따 시원하다 (라고 쓰고 아프다라고 읽는다). 지금 이 여행기를 쓰면서도 어깨가 쑤시는 것이 그 안마기가 있었음 좋겠다 ;-;
아무튼 그렇게 해서 시즐러로. 처음 가봤다. 국내 패밀리 레스토랑 중에서는 제일 비싸다더군? 아무튼 그리로 간 것은 국내보다 훨씬 싸다는 점 때문만이 아니라 샐러드 중에 과일이 많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는데...기대 밖으로 샐러드 바가 빈약했다.
여전히 사람들의 눈총을 잔뜩 받으며...유일하게 영어가 좀 되는 듯한, 좀 나서는 성격이다 싶은 태국 청년의 도움을 받아 식사. 종류는 많지 않았지만 아무튼 과일을 먹고 쥬스를 마시고 에어컨 바람을 쐬니 그럭저럭 회복은 되었다. 다시 센탄 삔까오 지하로 내려가서 과일 코너에서 망쿳을 한 묶음 사다. 망쿳, 혹은 망고 스틴. 굉장히 먹고 싶었던 과일이지만...슬프게도 스페인에서 먹었던 그 과일이 아니었다. 쳇 ㅜ_ㅜ
시간대가 좀 헷갈리는군. 이 날 왕궁 말고 하나 더 본 게 있었는데 점심 먹고 놀다가 간 게 맞던가 아니던가.
맞겠거니 하고 계속.
너무 덥고 뜨거우니 실내에 들어가서 볼 수 있는 곳으로 가자 - 는 취지에서 고른 게 왕립 배 박물관이었다. 택시를 타고 배 박물관에 데려달라고 하니 국립박물관 앞으로 갔다가 다시 달리는 해프닝을 겪고 턱 내려준 곳이 아무것도 없는 골목길 앞.
뭐지? 뭐지? 하다가 표지판이 있어 열심히 따라들어갔다.
열심히.
열심히......
이리 꺾이고 저리 꺾이며 계속 이어지는 길. 꺾일 때마다 써있는 표지판. 지저분한 물길이 나오고 지저분한 물 위에 세워놓은 나무집이 나오고 구멍가게와 널어놓은 빨래와 좁디좁은 길이 계속되면서(그 길과 그 분위기 자체는 꽤 재미있었다) 불길한 예감은 커져만 갔지만, 아니나 다를까.
배 박물관은 야외에 있었다. (크흑)
지붕은 있었지만 시원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여기 있는 배들이 안쓰는 배가 아니라 행사가 있으면 왕실이 사용하는 배들이었더군. 그러니 물에 띄울 수 있는 곳에 자리할 밖에...그나마 사진을 찍으려면 별도로 돈을 내야 한다고 해서 그냥 돌아보고, 관리인과 함께 왠 아저씨가 다가와서 보트를 타고 짜오프라야 강을 따라 가겠느냐는 제안을 해왔으나 모기에 질리고 배 박물관의 현실에 낙망하여 거절. 다시 구불구불 복잡한 길을 따라 큰 길로 나왔다. 나중에 생각해보면 이 때 배를 타고 움직였어야 했건만,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다.
차가 막혔다. 엄청나게 막혔다. 우리는 그제서야 방콕의 만만치 않은 교통체증을 경험한 것이다...(쓸데없이 거창하군)
해서 길에다 1시간 가까운 시간을 버리고 시내 중심부로 돌아갔고, 다시 지난번에 찾던 마사지 샵에 재도전. 카오산에서 가본 곳보다 훨씬 잘해주는 곳이어서 소심하게 1시간만 하기로 한 것을 후회했다. 2시간은 했어야 시원했을 텐데 말이야.
저녁은 노점상에서 닭과 돼지고기 꼬치, 볶음국수, 샐러드(쏨 땀), 어묵꼬치, 옥수수 등을 바리바리 사서 숙소로 가져가 먹었다. 전부 다 성공작이었던 건 아니지만 그 날 저녁의 길거리표 꼬치와 볶음국수는 비싼 식사보다 훨씬 맛있었다.
그리고 다시 카오산의 밤거리를 잠시 쏘다니다가 취침.
궁전. 나오면서.
멀리서.
아참. 그리고 빠뜨릴 수 없는 사진.
코끼리를 만지지 마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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