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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 - 두씻 정원

아시아-동남/태국

by askalai 2003. 8. 1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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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7일
아침에 친구 S양과 G양을 보내고 2인실로 방을 옮겼다. 어이없게도 감기 기운이 있었다. 그래서 이 날은 슬렁슬렁 돌고 다음날 깐차나부리에 가기로 결정. 일단 홍익여행사를 찾아서 다음날 깐차나부리 투어를 예약했다.

이 날 보러 가기로 한 것은 두씻 정원과 그 안에 있는 위만멕 맨션. 유럽 유학도 다녀온 라마 5세가 지은 두씻 정원은 전반적으로 유럽풍이 강하다. 맞은 편에는 두씻 동물원이 있는데, 관광 책자에 따르면 수많은 대학생이 수업을 땡땡이치고 놀러가는 곳이라고 한다(...).

아무튼 두씻 동물원은 통과. 그 앞에 내려서 두씻 정원으로 들어갔다. 원래는 입장료가 50밧이지만 왕궁에서 200밧을 지불한 사람은 표만 가져가면 공짜로 볼 수 있다.



멀리서 찍다. 건물은 뒷전이고 야자수가 주다.


이날 컨디션이 안좋긴 안좋았나보다. 찍은 사진 대부분이 이렇게 삐딱하니 기울어졌다. 절대 원래 건물이 피사의 사탑처럼 생긴 게 아니다!


워낙 느긋하게 움직여서 그런지 도착 시간이 벌써 10시 넘어서였다. 두씻 정원의 또 한가지 장점은 오전 오후 두번에 걸쳐 공짜 전통춤을 보여준다는 사실. 들어갔을 때 벌써 오전 공연 시간(10시 반)이 가까웠다. 그래서 일단 서둘러 공연장부터 갔다.


오오! 저 손을 보라!


옷자락을 날리며 퇴장


무술 시범. 오른쪽의 푸른 옷 소년이 동작은 서툴었으나 더 어리고 귀여웠는지라 E양이 계속 저쪽을 찍으라고 채근. 하여...


문제의 푸른 옷 소년! ^^

라마와 시타일까. 라마야나에서 나온 이야기인 것은 확실하지만 정확히 알아보기는 어렵다.



이런 커플이 세 쌍 나와서 추는 춤이었는데, 이 둘이 생김새는 제일 나았으나 춤은 별로였다. 여자는 너무 예쁜 척을 하고 남자는 너무 여자에게 달라붙더라는...(먼산)



이 춤은 떠들썩하니 신나게 쿵짝쿵짝 하면서 추는 거여서 나중에 관객 보고도 나와서 같이 추자고 했다. 그러나 부르는 사람마다 모두 도리질을 치고 결국 용감하게 나간 것은 60줄은 되어보이는 연배의 아주머니! 오오. 대단한 분이었다. 잘 추시더군 ^^


마지막 퍼레이드. 맨 뒤에 있는 녹색 옷이 앞 공연에서 제일 재미있게 춤추던 남자.


퍼레이드 끝에 온갖 나라 국기를 들고 우르르르 펼치면서 '태국으로 오세요~'를 외치는 바람에 잠시 당황했다. 물론 태극기도 있었다.

이렇게 사진이 많은 이유가 실은, 공연은 무료지만 사진을 찍거나 공연 후에 댄서들과 같이 사진을 찍으려면 따로 요금을 내야 한다. 그 요금을 내고 나니 왠지 더 찍게 되더라.


사진촬영을 위해 자리잡고 앉은 댄서들


공연장 앞. 그러니까 위만멕 맨션 뒤쪽이기도 하다.


공연도 보고 사진도 좀 찍고, 허청허청 비만멕 맨션으로.


위만멕 맨션은 3층 건물인데, 라마 5세가 잠시 살았던 곳만 팔각형 모양에 4층 건물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금 티크목으로 만들어진 건물로 못을 하나도 안썼다고 한다. 사진은 모두 망쳐서 없다(...)

아무튼 지금은 보수공사를 해서 전시/박물관으로만 쓰고 있다지만(1993년부터 공개) 명색이 왕실 건물인지라, 왕궁과 마찬가지로 반바지나 소매없는 옷은 금지. 이 날 나는 감기도 걸린 주제에 무슨 생각인지 엄청 짧은 바지를 입고 갔다. 기념품 가게 겸 안내소에서 치마를 빌려주더군.

신발도 벗어놓고, 공짜 사물함에 짐도 넣어놓고 영어 투어 시간을 기다려서 입장. 여기는 몇명씩 묶어서 영어/태국어로 안내해줄 때가 아니면 따로는 못들어간다. 아무튼 우리 그룹은 일본인과 우리와 중국인이 섞인 구성이었는데, 가이드의 영어 발음이 알아듣기 힘들어서 서로 엄청 고생했다. 단어는 대체로 쉬운 편이었는데 말이지...

예를 들면 이런 것. 목욕통 설명하면서 '짜' 말이야 '짜' 하고 답답해하길래 뭔가 했더니만 'Jar'였다. 커흑.

안에는 태국풍과 유럽풍이 뒤섞인 방들이 있고, 라마 5세가 유럽에서 가져오거나 선물받은 물건들과 현 국왕이 외국 사절에게 선물받은 물건들 등이 전시되어 있다. 그러니까 중국과 일본 도자기, 유럽 도자기, 태국 도자기가 다 섞여있고 은식기와 상아와 코끼리발과 초창기 재봉틀과 상아로 건반을 만든(!) 피아노 등등이 있었지. 좀 더 다채롭다는 점을 빼면 스페인 왕궁에서 본 것과도 비슷했다.

가장 움찔했던 전시품은 역시 왕실 아이들이 가지고 놀았던 장난감들. 금과 상아와 도자기로 만든 소꿉놀이 세트라니 -_-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건, 왠 구석탱이에 금줄을 쳐놓고 "여기가 2차대전 때 폭탄이 떨어졌던 자리인데 불이 저절로 꺼졌다"며 자랑스럽게 설명하던 것. 왕실을 신성시하기는 하는 모양이다. 흐음.

아무튼 서로 힘들었던 가이드 투어를 마치고 다시 밖으로.

텅빈 기념품 가게를 구경하고, 치마 반납하고, 가방을 찾고 잠시 쉬다가 또 스륵스륵.


텅 빈 길. 왕궁에 비해 사람이 없다더니 정말 사람 없더군. 전날만큼은 아니지만 이 날도 구름이 걷히고 나니 햇살이 장난 아니었다

두씻 정원 안에는 이런저런 작은 박물관이 많다. 원래 보고 싶었던 건 코끼리 박물관이었는데, 공연장에 서둘러 가느라 지나쳤더니 다시 찾기가 힘들다. 변함없이 표지판을 보며 헤메다가 엉뚱하게 마주친 것이 실크 박물관. 어라? 왜 이쪽으로 나왔지? 하면서 들어갔다.

무시무시하게 에어콘을 돌리더군...;;

아무튼 위만멕 맨션 내부도 그렇고 여기도 그렇고 안에서는 사진을 찍지 못하게 되어 있어서 못찍었지만 제법 재미있었다. 금사 은사를 넣어 짠 화려한 직물들도 멋있었지만 역시 압권은 걸려있는 왕가의 사진들. 씨리킷 왕비의 젊은 날은 현재를 추측할 수 없을 만큼 날씬하고 예쁘더라. 하지만 자기 사진은 그런 젊은 시절 것을 걸어놓고 딸들 사진은 4, 50대 사진을 걸다니, 뭐하는 짓이오 할머니!!


이건 야외에 있는 차량박물관. 왕실용 마차와 자동차, 사진에 보이는 가마(...?) 같은 것들이 있다.

날도 덥고 내 몸이 워낙 안좋아서 슬슬 이정도만 보고 퇴장.

태국관광청에서 나눠준 책자에 실려있던 추천집 '씨파(하늘색이라는 뜻의 태국어)'를 찾아 밥을 먹고, 작은 자명종 시계와 손수건(두번째로)을 사서 카오산으로 돌아갔지.

씨파는 대만족이었다 >_<


새우튀김. 정말 맛있었다. 이것 외에 똠 얌 꿍이라는 새우탕도 먹어봤는데 신맛이 강해서 별로였다. 볶음국수는 맛있었지만. 결국 새우튀김을 한접시 더시켜 먹었지 *^^*


사기그릇에 담겨나오는 볶음국수도 시켰는데, 요리는 맛있었으나 그걸 가져온 요리사가 옆에 서서 자꾸 말을 거는 바람에 당황스러웠다. 영어를 왠만큼 하면 또 말을 안해요. 왜 내 말도 못알아듣고 자기도 별로 말을 못하면서 사람 밥 못먹게 옆에 서있는 거야? -0-

카오산 거리에서 약을 사서 - 그러고보니 그 전날쯤 이미 목이 아파서 약을 사먹었던 것 같은데. 이때는 확실한 감기로 발전 -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든 듯. 사진도 없고 기억도 희미하다. 지금 생각하면 에어콘이 제일 문제였던 듯 ...아무튼 날짜도 길지 않은데 나 때문에 E양이 피해를 본 것 같아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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