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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아유타야 2

아시아-동남/태국

by askalai 2003. 8. 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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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프라 씨 싼펫의 돌무더기.


씨 싼펫 사원 앞에 즐비하게 늘어선 노점상들


분명 여기서 저리로 이동하기 전에 한 군데 더 갔는데...흐음. 왓 차이왓타나람인가. 맞다.

점심을 먹고 씨 싼펫 앞에서 썽태우를 잡았다. 차이왓타나람은 강을 건너 서쪽. 중심부에서 조금 거리가 있었는데, 안그래도 하늘이 흐리다 했더니 차를 달리던 도중에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우리가 잡아탄 썽태우엔 비닐도 없었고 - 있었다고 해도 달리다가 쏟아진 비라 어쩔 수가 없었겠지만 - 우산은 한 개 뿐이었다. 머리를 가릴 지붕은 있다지만 흠뻑 젖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이게 왠일인가, 썽태우 시동이 꺼지더니 들어올 생각을 않는다. 처음에는 비가 많이 와서 어차피 내려봐야 못걷는다 싶어 느긋했지만 아무리 해도 시동이 켜지지 않는 데에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빗발이 조금 약해지고 기사가 길에 나서서 지나가던 다른 썽태우를 잡았다. 차이 왓타나람 사원에 도착하니 아직 그치지는 않았지만 빗발은 한층 더 약해져서, 다른 사람들이 몰켜서 있는 정자 지붕아래에서 잠시 기다렸다가 돌아보았다.


크메르 양식의 탑이 하나. 뾰족한 쩨디가 셋...



어두운 하늘.


역시 깨끗한 비단옷으로 갈아입은 부처님들.


조금씩 떨어지는 비를 맞아가며, 빗물 고인 돌을 밟으며 차이왓타나람을 돌아보고 다시 썽태우를 찾았다. 이번에는 좀 괜찮아보이는 차를 잡아보니 왠 커플이 하루 통째로 대여한 차다. 기사가 여자였는데 그쪽 커플에게 얼마만에 돌아오면 되느냐고 뭐라뭐라 이야기를 하더니 타란다. 왓 파난 청까지는 꽤 먼 거리, 멋지게도 그녀는 엄청난 폭주 운전을 보여주었다.


왓 파난 청의 대불.



아유타야에서 제일 오래된 사원으로 1324년 건립. 버마군이 아유타야를 점령했을 당시 참화를 용케 피했다는 왓 파난 청. 나중에 알고보니 그런 역사 때문에 행운을 주는 사원으로 알려져 찾는 사람이 많단다.

이상하게 온종일 요금을 안받는다 싶더니 여기에서만큼은 30밧의 요금을 지불해야 했다. 어떤 면에서는 표를 받을 수 있었으니 좋기도 했지만, 안이고 밖이고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영문을 모르고 들어가보니 마침 저 대불의 옷을 갈아입히고 있었고, 사람들이 돈을 내어 비단을 시주하고 원래 불상에 입혀져 있던 비단옷 조각을 부적삼아 가져가고 있었다. 절 안엔 무표정한 노스님이 한 분 앉아있다가 앞에 오는 사람에게 물을 휙휙 뿌리고 축복을 내린다. 좋은 마음이었는지 심술이었는지 유독 우리를 세게 패시더군.


법당 바깥에는 이런 저런 부속건물이 붙어있어 이 절이 유적지가 아니라 현재 기능하고 있는 절임을 실감케 한다. 태국인들이 대불 앞에 가서 머리를 조아린다면 중국인들은 이쪽을 찾는 듯.

사람 없는 쪽을 찾아 잠시 빈둥빈둥하다가 마지막으로 일어섰다. 왓 야이 차이 몽쿤은 여기에서 한 블록 정도 떨어져 있다. 무슨 마음이었는지 아니면 아무 생각이 없었던 건지, 사원 앞 노점에서 매운 맛이 나는 오뎅 비슷한 군것질거리를 한 봉지 사서 걸었다. 아침이라면 모를까, 지친 상태에서 걸으니 꽤 힘들더군. 불평을 하며 기찻길을 건너자 멀리 뾰족한 탑이 보이는데, 가다보니 오히려 그 탑이 어디 갔는지 알 수가 없다. 태국 젊은이들에게 물어 야이차이몽쿤이라는 곳으로 들어가기는 했는데 뭔가 이상하다...이번에도 뒷문으로 들어간 것.


승방? 승원? 뭐라고 불러야 할 지 모르겠다. 아무튼 스님들이 거하는 곳. 이쪽에는 비구니 스님들 뿐이었고, 나중에 앞문으로 나가다 보니 그쪽에 비구 스님들이 거하는 숙소가 같은 모양으로 늘어서 있었다.


모양은 달라도 풍경이겠지.


왓 야이 차이 몽쿤의 커다란 불탑 정면. 탑이 두른 노란 비단도 이 날 갈아입힌 것!


늘어선 불상들


와불. ...와불이라지만 정말 태국 와불은 빈둥불 같아...;;


야이 차이 몽쿤까지로 꽤 빡빡했던 아유타야 관광은 끝. 갈 때는 기차를 타기로 하고 역으로 향했다. 3등석 기차요금이 20밧이던가. 아유타야 시내에서 썽태우를 타는 요금과 비슷하다. 아니나다를까, 앉을 자리가 없는 찜통 시루였다. ^^;;


아유타야 기차역



꽤 지친 상태에, 이래가지고 방콕까지 어찌 가나 막막했지만 다행히 30분쯤 지나고 사람들이 꽤 많이 내려줘서 앉아갈 수 있었다. 외국인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도 없는 차라 변함없이 사람들의 곁눈질을 받아야했지. 이 열차 안에서 태국 사람들의 노인 공경이 우리나라보다 나은 것을 깨달았다.

...그런데 왜 꼭, 생김새가 달라도 조그만 짐보퉁이 들고 열차에 타는 할머니들의 인상은 다 비슷한 걸까.

저녁식사는 후지Fuji라는 일본 음식점을 찾아가서 먹었다. 대나무로 인테리어를 멋지게 해놓은 가게. 맛있었지만, 현지 물가를 감안할 때 상당히 비싼 요리인 스시는 아무래도 일본에서 먹었던 것보다 훨씬 못하다. 지친 상태로 마사지를 받아볼까 해서 누군가가 추천한 집을 찾았지만 문이 닫혀 있다. 카오산으로 돌아가서 처음 마주친 - 정확히 말하자면 마사지를 어쩔까 하고 있는데 딱 전단지를 나눠준 아가씨를 따라 2층에 있는 가게로. 나를 맡은 건 자그마하고 어려보이는 아가씨였는데, 기분은 좋았지만 좀 어정쩡한 감이 있는 마사지였다. 옆자리엔 고래만한 코카시언이 코를 골며 마사지를 받고 있었다. 1시간 반 받고 나오니 졸음이 쏟아져서 겨우 숙소에 가서 씻고 엎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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