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랏. 여기가 진짜 버드파크 맞는데요?"
"응? 잠깐, (지도를 보며) 왜죠?! 지도가 어떻게 되어있는 거죠?"
...그러니까, 분명히 우리가 가고 있었던 곳은 식물원이었다. 식물원 입구에 있다는 관리소까지만 가서, 드넓은 공원 안을 돌아다닌다는 셔틀을 타고 이슬람 박물관(Islamic Art museum)에 가려고 했다. 어쩐지 식물원 입구까지 가는 길이 너무 멀다 싶더라니, 햇빛이 쨍쨍한 낮이라서 그런가 했지. 어느 새 공원의 절반을 통과한 셈이다. 더 걸어가면 박물관이 나오겠지만 도저히 거기까지 갈 엄두는 나지 않아 잠시 앉았다.
아시아에서 제일 크다는 조류 동물원. 아예 거대한 부지 안에 풀어놓아서, 새들 사이를 돌아다닐 수 있게 해놓았다.
50링깃(만 오천원)이라니 좀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녹초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도 들어가서 흥분! 아드레날린 업! 신나서 두 시간을 돌아다녔으니 그만한 값은 한 듯. 언제 이렇게 크고 신기한 새들 옆에서 놀아보겠는가. 바로 옆까지 가도 사진을 찍어도 도망치긴커녕 신경도 쓰지 않고, 사슴공원이나 원숭이공원처럼 먼저 사람에게 덤비지도 않는다.
공작이 엉덩이를 보이는 건 위협일까... 놀리는 걸까...
앵무새들은 가끔 인형이나 조각상 같다.
두어 시간 돌아다녔더니 정말로 방전. 헤맬 곳이 아닌데 헤매다가 겨우 밖으로 나오고 나니 쓰러져 자고 싶었다. 역까지 멀어 보이진 않았으나 걸어갈 상태가 아니어서 앞에서 택시를 탔다. 걸어서 힘들었지 차로 가자면 멀지 않은 거리라 숙소까지 갈까도 했지만, 배가 고파 중앙역에서 가볍게 점심을 먹은 후에 귀환.
그러고보면 택시를 꺼린 게 요금 흥정하고 실랑이하기가 싫어서였는데, 공원 앞에서는 '택시 잡아주는 사람'이 따로 있더라. 바가지 없는 미터 택시에 타게 해주는 대신 수수료를 받는데, 얼마 안되는 돈이라 해도 기분이 묘했다.
- 201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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