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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비야, 2012년 7월 16일

유럽/남유럽

by askalai 2013. 4. 2.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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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가쁘게 또 세비야(Sevilla)로 달렸다. 코르도바에서 세비야까지는 버스로 1시간 반. 



베네치아보다 큰 도시는 아닐 텐데도, 어쩐지 오랜만에 보는 대도시라는 느낌이었다. 세비야에서는 하루 묵지 않고 한밤중에 리스본행 야간 버스를 탈 작정이었던지라, 거의 하루 종일이라는 시간이 있다. 그러니까 굳이 이글거리는 불가마 위를 돌아다니고 싶지는 않았지만...


다른 건 어떻게 된다고 쳐도 세비야 대성당은 일찍 문을 닫는다. 

실내이기도 하니까, 이것만은 보고 나서 쉬든지 말든지 하자고 생각하고, 버스표를 사고 큰 짐을 맡긴 다음 바로 직행했다. 





세비야 대성당. Magna Hispalenis. 물론 안달루시아 지방이 다 그렇듯, 이 성당도 원래 이슬람 사원이 있던 자리에 다시 지었다. 

어지간히 투지에 불탔는지 전세계 고딕 양식 건축물 중에 제일 크고, 유럽에 존재하는 성당을 통틀어 세 번째라고 하는 엄청난 크기다. 

안에 예배당만 스물 다섯 개. 유럽의 건축물/박물관은 대개 냉방을 하지 않아서 실내가 더 더운 경우도 적지 않은데, 여기는 서늘...했다. 




내부도 웅장하기 그지없다. 



천장의 세밀한 조각만큼은 아직도 이슬람 미술의 색채를 느끼게 한다. 



그리고 이 성당 안에는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관도 있다. 역사책에서나 보던 이름을 마주하니 기분이 묘하다. 아, 물론 저 관 안에 시신이 든 건 아니다. 

이 화려한 조각상은 일종의 묘비라고나 할까. 실제 관은 이 묘비 아래, 성당 바닥 아래에 묻혀 있다고 한다. 



워낙 큰 성당이다보니 안에 이런저런 박물관도 함께 있다. 물론 모든 미술품과 유물이 다 기독교와 관련된 작품이다. 




세례 요한의 목이라든가 ㅋ




이런 저런 금, 은 조각품들도 많이 모아놨다. 


쉬어가며 한 바퀴 돌고, 오랜만에 종탑에도 올라갔다. 세비야 대성당의 종탑은 높이가 90미터로, 

과거 이슬람 사원에 붙어 있던 미나렛이 너무 아름다워 차마 부수지 못하고 개축했다는 역사가 전해진다. 어쨌든 모든 종탑 오르기는 고행이다. 



종탑에서 내려다본 세비야 시내. 코르도바나 그라나다만큼 아름답지는 않다. 역시 더 번화하고 신식(?)이 된 도시랄까. 


반대쪽에는 대성당의 나머지 부분이 내려다보인다. 워낙 크다보니.



들어간 곳과 반대쪽 입구에서도 한 번. 



성당 한 바퀴를 돌고 나니 두어 시간은 훌쩍 갔다. 돌아다니기는 버거운 날씨라, 

거의 한달만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실 수 있는(!) 스타벅스를 발견하고 들어가서 쉬고 일을 좀 했다. 

내 평생 스타벅스가 이렇게 반가워지는 날이 올 줄이야. 



그리고 저녁 식사.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움직임이 지나치게 바쁘다보니 정말 맛있는 집은 찾아가보질 못했다. 

그래도 맛있기로 유명한 지방인데! 이럴 수는 없지! 

싶은 마음에 일하다가 넷에 접속해서 검색질. 세비야 맛집으로 찾자 바로 나온다...

가게 이름은 Casa La Viuda. 미슐렝 가이드에도 소개되었다는데, 가격도 괜찮다. 



당연히 헤매고 헤매어 찾아갔다. 그나마 보통 스페인 사람들이 저녁 먹는 시간보다 일러서 자리는 있었지만... 

한국어로 검색이 되는 위용이랄까; 

다른 한국 손님이 이렇게 많은 가게는 참... 오랜만일세... 허허허. 

 



어쨌든 폭풍식사! 모...모양새는 이래도 이 대구요리 진짜 맛있음...남유럽 사람들은 생선을 먹을 줄 안다! 


해도 저물어가고, 배도 부르니 이제야 길거리를 돌아다닐 마음이 났다. 




세비야의 알 카사르. 혹시나 코르도바같은 기분좋은 놀라움이 있을까 기대했지만 야간개장을 하지 않아서 겉모습만 보고 통과. 




유대인 거리를 이리저리 헤매다녔다. 멀리 보이는 저 탑이 대성당의 종탑이다. 


그리고 걷고 걸어서 스페인 광장. 여기가 참 좋더라. 세비야에서 제일 즐거운 느낌이었다. 





이 광장의 이름이 '스페인 광장'인 이유는, 기둥마다 아래에 스페인의 모든 도시 이름과 지도, 

그 도시의 상징물과 풍경을 그린 타일 모자이크 장식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구경하다보면 시간이 훌쩍 간다. 




밤, 다시 세비야 대성당. 


마지막으로 야경을 봐주고 야간버스를 타러 돌아갔다. 자고로 어느 도시든 시간을 들여 보면 볼수록 새로운 매력이 있기 마련이라, 

충분히 음미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쉬움이 남지는 않네. 


이제 버스에서 밤을 지내고 나면 포르투갈이라는 기대가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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