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베네치아 외곽
크로아티아 스플릿 -> 배로 12시간 걸려서 이탈리아 안코나 도착 -> 기차로 직행은 없으니 볼로냐에서 내려서 갈아타고 베네치아로.
우선 2012년 7월 9일, 저녁 6시경에 스플릿에서 대형 여객선에 올랐다.
물론 국제선이니 여권 검사도 하고, 짐도 맡기고, 환전도 해야 한다.
먼 바다까지 항해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객실만 일곱 층이나 되는 큰 배다. 최저가로 가자면야 푹신한 의자에 누워 가는 방법도 있지만, 나머지는 다 침실이고 몇인실인지, 몇 층에 있는지에 따라 가격이 나뉜다. 나는 조금 급하게 표를 구해서 제 값을 다 줬지만, 미리미리 사두면 창문없는 방은 싸게 해결할 수 있다. 좁은 화장실과 욕실이 딸린 공동 침실이지만, 야간열차 쿠페에 비하면야 편안한 침대다. 생각보다 이른 일곱 시에 잠시 눕는다는 게 그냥 아침까지 푹 잤다;
그리고 7월 10일 새벽, 도착 한시간쯤 전에 일어나서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하고 바다를 보고 있으니 해안선이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도착 항구는 이탈리아의 안코나.
항구에서 시내 쪽을 올려다보고
아침부터 하늘이 무섭도록 새파랗다.
푹 잤다고는 하지만 배에서 자고 일어나서 머리가 맑았을 리가 없다. 밤샘 이동을 하면 꼭 어리버리한 짓을 (더) 하게 되는데, 7월 10일 이동경로에서 저지른 몇 번의 판단 실수가 딱 그랬다. 이탈리아는 워낙 짧게 들러가는지라 가이드북도 없겠다, 블로그 잠깐 검색해보고 나온 정보에 속아서 가방을 질질 끌고 기차역까지 걸어가는 바람에 완전 녹초가 됐다. 덕분에 안코나 시내 구경을 했다면 한 셈이지만;
그리고 위기 상황 발생. 현금이 많지 않아서 뽑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신용카드로 기차표를 사려고 하니 안먹힌다! 할 수 없이 현금으로 차표를 사고 나니 어쩐지 불안하고... 그렇다고 현금카드로 돈을 뽑으려니, 은행 문 여는 시간이 아직 안됐단다;
그래서 일단 발칸반도와는 비교할 수 없이 쾌적한 기차를 타고 볼로냐에 도착.
기왕 들르는 거니까 몇 시간 정도 볼로냐를 돌아보고 이동할까 했는데, 여기서는 뭐랄까, 와이파이 찾다가 지쳐버렸다. 이탈리아는 크로아티아보다 인터넷 사정이 나빴던 것이다; 점심 먹으면서 검색 좀 해보면 되겠지, 했더니 카페마다 와이파이 되냐는 물음에 고개를 설레설레. 울며 겨자먹기로 찾아 들어간 맥도날드조차도 이탈리아 전화번호!!! 가 있어야 와이파이를 쓸 수 있는 상황. 결국에는 짜증이 나서 에라이 그냥 베네치아나 가자 하고 다시 기차로...
그래서 볼로냐에서는 이 회랑만 실컷 봤다;
그러저러하여 오후가 되자 드디어, 베네치아다.
1999년에 베네치아에서 하룻밤 묵어보지 못한 아쉬움이 아직도 남아 있었다. 다음에는 꼭 베네치아 안에서 묵어봐야지 했던 그 기분이.
그래서, 좀 더 싼 숙소는 다 베네치아 메스트레역 (베네치아와 30분쯤 떨어져 있다)에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굳이 베네치아 산타루치아역으로 직행했다.
숙소를 찾느라 들어간 인터넷 카페에서 본 풍경. 무슨 행사였는지 모르겠지만.
과연 베네치아... 제일 싼 도미토리 침대 하나가 30유로씩 한다; 그렇다고 싼 호텔을 찾자면 최저가 60유로 -_-;
가격 문제도 생각하고, 불안한 카드 문제도 있어서 처음으로 한국인이 운영하는 숙소를 찾았다. 알고보니 아예 한국인 민박 같은 건 아니고 정식 호스텔이라 외국인이 많이 묵더라. 무척 허름하기는 했지만 위치가 기가 막히게 좋았고 마음도 편했다. (그리고 역에서 에러를 내서 아찔하게 만들었던 현금카드도 나중에 다시 시도하자 무사히 돈을 뱉어냈다)
그렇게 겨우 안심을 좀 한 다음에 베네치아 한 바퀴.
곤돌라에 대한 로망은 없었기에, 아예 수상버스 이용권을 3일짜리로 사버린 참이라 아무 생각없이 버스를 타고 베네치아 외곽을 한 바퀴 돌아서 산 마르코 광장으로 들어갔다.
왼쪽에 보이는 작은 건물이 수상버스 정류장이고, 주황색 띠에 정류장 이름이 적혀 있다.
그리고 베네치아에서 제일 유명한 관광지. 산 마르코 광장. 여기는 14년 전에도 가본 곳이지만, 다시 가봐도 좋다.
산 마르코 대성당
왼쪽이 탄식의 종탑, 오른쪽이 산 마르코 대성당과 두칼레 궁전.
산 마르코 광장에서 베네치아 본섬 안쪽,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는 리알토 다리를 지난다.
밤, 문닫힌 가면 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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