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0일 나들이.
진부 터미널에서 상원사, 월정사까지 다니는 시내버스를 타고 감행.
2014년 현재 월정사까지는 1750원, 상원사까지는 2800원이고 상원사행 버스는 월정사를 거쳐서 올라간다.
월정사와 상원사를 잇는 산길인 선재길(약 9킬로미터, 3시간)을 걸을 작정이기는 했는데, 우리는 버스에서 이상하게 중간에 내리는 바람에 선재길을 걷고, 상원사에 갔다가, 버스를 타고 월정사 앞에 내려서 전나무길 걷고 다시 버스를 타고 진부로 돌아갔다.
아예 상원사에서 내린 다음에 상원사 -> 선재길 -> 월정사 -> 전나무길 -> 일주문 -> 매표소에서 버스 타기.
아니면 반대로 매표소에 내려서 쭉 올라간 후에 상원사에서 버스를 타고 진부로 돌아가는 길을 추천한다.
차를 몰고 갈 경우에는 아마 매표소에 세워야 무료로 이용 가능하고, 산 위로 차를 몰고 들어가려면 요금이 있지 싶다.
어쨌든 선재길은 마음에 쏙 들었다. 전반적으로 평탄하고, 계속 계곡을 따라 움직인다.
징검다리를 건널 때가 많아서 수위가 올라가면 난이도가 같이 올라간다는 문제만 빼면 어려움이 별로 없다.
이대로도 아름답지만, 단풍이 들면 기가 막히겠더라.
정말로 딱 3시간 정도 걸려서 상원사 도착 -
상원사의 돌탑은 엉성한데 이상하게 아름답다. 월정사에 있는 국보 석탑보다 이쪽이 더 마음에 들 정도.
토요일인데도 상원사에는 사람이 많지 않아 한적하고, 건물은 모두 새것 티가 나지만 그 대신 '관광지'가 아니라 현재 기능하는 '절' 느낌이 많이 나서 좋았다.
각도를 보면 알겠지만... 그냥... 내 나쁜 습관이다...
걷다가 따뜻한 돌이 나오면 눕고 싶어져서... 권장하지는 않습니다.
상원사에서 빈둥거리고 쉬다가 버스 시간이 애매해서 간식까지 먹었다.
상원사 구석에 자리잡은 찻집... 여기 추천할 만 하다.
팥죽이 예술이었음. 녹차가 있어야 양갱과 잘 어울리는데 싶어서 아쉬워했지만, 진짜 수제양갱이라 별로 달지 않아서 괜찮더라.
버스에서 내려서 금강교를 건너다가
월정사의 8각 9층석탑. 드물게 잘 보존된 고려시대 석탑이다.
사실 그냥 건물만 쭉 둘러보아도 월정사가 상원사보다 훨씬 오래되고 아름다운 곳인데...
분위기를 완전히 망치는 게 곳곳에 어울림을 생각하지 않고 막 걸어놓은 선전용 현수막과 입간판들이었다.
공사 소음과 많은 관광객도 좋지는 않았지만 역시 현수막이... 아, 정말 보기 흉한 사진 전시판도 있었구나.
어르신들/스님들이 다 센스가 없다고 보기에는 상원사의 깔끔함과 대비가 되고; 안타까울 뿐.
아무튼 그래서 경내는 대충 보고 월정사의 일주문에서 천왕문까지 이어지는 유명한 전나무숲길이나 걸었다.
이 길은 명불허전이다.
몇년 전에 쓰러진 거목의 잔재. 수령 600년 추정.
기분좋게 하루 잘 보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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