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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해도] 하코다테에서 삿포로로

일본/홋카이도

by askalai 2013. 10. 2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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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 자고 10월 10일! 모처럼 화창하게 날이 갰다. 


역 근처에 있는 하코다테 아침시장까지 걸어갔다. 



원래는 게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딱히 북해도에서 게 사먹을 생각은 안들더라. 게살 맛은 봤지만 너무 달다는 느낌이고... 같이 뜯을 사람이 있었다면 또 얘기가 달랐겠지만; 


아침시장에서 유명한 삼색덮밥 



나는 전전날 혼자 먹은 덮밥 내용에 약간 변화를 줘서 새우, 오징어, 성게알을 골랐고 친구는 새우, 조개관자, 연어를 골랐다. 


과연, 아침시장 물건이 더 싱싱하다. 새우는 오히려 특별함을 모르겠고 성게알이 진짜 끝내준다. 관자도 정말 달고. 오징어도... 오징어는 하코다테의 상징 물고기(?)라더라. 



맛있게 먹고 시내를 통과해서 돌아가는데, 이상한 일이 있었다. 분명히 지도를 보면서 여기쯤에서 꺾으면 바다 쪽으로 다시 나가겠지 했는데 뭔가 축척이랄까, 거리 감각이 이상한 거다. 

대체 여기가 어디야 하면서 계속 가다보니 어라? 오른쪽에 바다가 나와야 하는데 왼쪽에 바다가 튀어나왔다. 



베이 에어리어같은 부둣가가 아니라 평화로운 모래사장이다 -_-;


뜬금없이 모래사장에서 태극권 운동하는 어르신이 딱 봐도 관광객인 우리를 이상하게 바라보시고... 허허허허. 


결국 친구가 스마트폰 앱을 동원하여 방향을 잡아서 베이 에어리어로 돌아가기는 했는데, 여전히 거기가 대체 어디였나 싶다. 헛헛. 

나중에 보니 걸어서 하코다테 시내 절반은 돈 듯... 우리 생각보다 작은 도시다; 




어쨌든 다시 베이 에어리어. 밥도 먹었겠다 커피를 한 잔 하고 싶었는데, 변변히 괜찮은 카페는 맑은 날에 찾아봐도 여전히 없다. 포기하고 역시 제일 좋은 목을 잡고 있는 스타벅스로... 


비가 오지 않으니 바깥 테라스 자리에 나갈 수 있어서 좋더라. 손님도 없고. 하염없이 한적함을 누렸다.  






숙소로 느적느적 돌아가다가 들른 빵집. 빵맛도 좋고, 가게도 귀엽고 아기자기하다. 아침을 워낙 무겁게 먹은 터라, 점심은 기차 안에서 여기에서 산 빵으로 때웠다. 


그렇게 카페를 찾아헤맬 때는 안보이더니 이 빵집 2층에 카페가 있었음을 뒤늦게 알고 경악하기도... 

그러나 어지간한 가게는 11시가 넘어야 문을 여는지라, 알았어도 스타벅스에 갈 수밖에 없었을 거야 -_)


*


하코다테에서 삿포로까지는 특급열차로 세 시간. 만만찮은 거리다. 오후는 거의 기차를 타고 삿포로까지 가서, 

다시 삿포로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스스키노 역으로 가서 숙소를 찾아 짐을 푸는 데 다 썼다. 


삿포로에는 (서울이나 오사카 같은 도시와는 비할 바가 아니지만) 그래도 대도시다운 활기가 있다. 그 대신 좀 더 익숙한 '도시'의 느낌. 

나도 삿포로에서 하코다테 가자마자 아 여기가 느낌이 더 좋네, 했지만 친구도 삿포로 도착하자 바로 하코다테가 더 좋구나, 한다. 


어쨌든 숙소에서 짐을 풀고, 드디어 저녁을 먹으러 꾸물꾸물. 둘 다 소화기가 썩 좋지 않은 관계로 맑은 국물을 낸다는 스프카레집을 찾아갔는데...




이름은 카레숍S. 지하에 있는 아담한 가게.



이건 친구가 주문한... 야채카레였나, 다른 이름이었나. 아무튼 기본에 가까운 메뉴였고 



나는 '가을한정'에 꽂혀서 이걸로... 가을인 이유가 저 단풍잎 모양과 버섯 듬뿍에 있었나본데, 사실 치즈가 제일 맛있었다. 

둘 다 감자는 조금만 더 익혔으면 완벽했을 텐데 하고 아쉬워했고, 닭다리는... 맛있었으나 닭다리 뜯다가 살짝 중량 초과(?) 


아무튼 이게 스프인가 스프카레인가 싶기는 하지만, 맛있어요 여기. 추천 :)


배가 부르니 또 한 바퀴 걸어줘야지. 조금 걷다보니 삿포로 명물이라는 시계탑도 나오고...




또 조금 걸으니 TV타워도 그냥 나온다. 북해도는 큰 땅이지만, 도시는 대부분 작은 모양이다. 





다음날은 대망의 비에이 모험(...)이라 일찍 자기로 하고 아침에 먹을 요거트와 사과와 빵을 사서 달랑달랑 들고 숙소 귀가. 그래도 나 혼자 다닐 때보다는 늦게까지 돌아다닌 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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