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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2] 후쿠오카

일본/큐슈

by askalai 2005. 2. 16.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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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2월 5일의 여정인데다 별로 쓸 게 없으니 반칙이지만, 지옥순례와 함께 올리기도 무엇하고 해서 따로 적는다.

벳부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2시간이 조금 넘게 걸려(공항보다 멀다) 후쿠오카의 교통센터에 도착. 같은 곳에서 히로시마로 가는 야간버스를 탈 수 있다(4000엔). 밤 10시 반에 출발하는 버스표를 사고, 코인라커에 힘겹게 가방을 우겨넣고 나니 배가 고파졌다.




하카다역 지하 상가에서 먹은 덮밥. 위는 내가 먹은 오야코동, 아래는 가츠동.

배를 채우고 나니 벌써 오후 늦은 시각이다. 입장시간이 정해져 있는 신사나 사원에는 도저히 못가겠고, 할 수 없이 공원으로 향했다. 이름하여 오호리(大豪) 공원. 커다란 호수를 둘러싸고 산책로가 있으며, 호수 가운데에 있는 섬으로도 들어갈 수 있다. 어딘가의 정보에 따르면 후쿠오카성 외곽 해자를 이용해서 만든 호수라고.

공원 정문으로 들어가서 반바퀴쯤 돌면 일본식 정원이 하나 있는데, 열심히 걸어가보니 겨울이라 문을 일찍 닫았다. 그래서 하릴없이 산책만 했다. 벌써 해질녁이다. 바다가 가깝다보니 비둘기, 참새, 까마귀, 까치에 오리와 갈매기까지 새들이 많더라. 덤으로 개를 데리고 저녁 산책을 나온 주민들도 많았고. 정말 온갖 개를 다 본 것 같다.


오호리 공원의 새나무... 마른 나무에 까마귀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게 무서웠다 -_-;; 거의 히치콕의 '새' 수준이다 저건.


해가 진다.


갈매기들이 나란히 나란히. 왜 저러고 있는 걸까 대체!


어스름이 깔릴 무렵에 큰길로 다시 나오고 보니, 대체 버스 시간까지 뭘 하고 보낼지 감이 안잡힌다. 시간도 짧았지만 후쿠오카는 그다지 마음에 드는 도시가 아니었다. 원래 배낭여행자들 사이에서도 '거쳐가는 도시'로만 간주되는 편이고... 우리가 쇼핑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공예품이나 책이라면 또 모르지만)

어쨌든 남은 시간은 때워야 하니, 지도를 보고 일단 중심가 같아 보이는 곳으로 향했다. 지하상가가 있다는 텐진.

버스에서 내리자 바로 보인 것은 커다란 만다라케(두둥)

여행 초반인데다 나중에 북오프에 갈 생각이긴 했지만, 구경만 해도 시간 보내기엔 좋겠다 싶어 만다라케로 직행. 확실히 북오프보다 값은 세지만, 신간이 더 많더라. 여기서 우루시바라 유키가 다른 필명으로 낸 '필라멘트'를 발견하긴 했는데 거의 정가라서 고민하다가 포기했다. 그 외에 기억나는 게... 음... 2001야화가 꽂혀있는 걸 보고 눈에서 불꽃이 튀었지만, 너무 크고 무거운 책인데다 그렇게 싸지도 않고 해서 포기. 이건 사올걸 그랬다는 생각이 조금 든다.

만다라케를 나와서도 시간이 남기는 했는데, 텐진 지하상가에 내려가보니 온통 옷팔고 그런 가게 뿐이고... 재미가 없어서 하카다역으로 돌아갔다. 역 앞 KFC에서 스프 세트를 시켜놓고 뒤둥굴... 99년 이후 떨어본 적 없는 궁상이로다 싶은 즐거운 기분 *-_-*으로 열심히 버티다가 9시 반쯤 버스 센터에 돌아가서, 가방을 찾고, 유일하게 아직 영업 중인 11층으로 올라가서 게임 센터를 구경했다.

그날 밤의 마지막 기억은, 게임센터에서 갑자기 들려오던 '춤추는 대수사선' 테마. 음악에 맞춰 북을 치는 게임이었는데, 아마도 고등학생 커플이 눌렀던 것 같다. 익숙한 간주를 들으니 어찌나 반갑던지.

그리고 마침내...10시 반... 지루한 기다림을 끝내고 히로시마행 야간버스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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