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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트비체, 2012년 7월 1일-3일

유럽/남유럽

by askalai 2013. 2. 20.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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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1일부터 3일까지 2박 3일간 플리트비체. 


7월 1일 오후, 자그레브를 떠나서 황급히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숙소고 뭐고 안정해둔 건 당연하다. 가면 뭔가 방법이 있겠지 했는데, 생각대로였다. 국립공원 사무소에 들어가서 숙소를 물어보니 아저씨가 익숙하다는 듯이, 바쁘게 묻는다. "1인당 20유로 오케이?" 그 정도로 가능하다면야 물론 좋다. 그런데 공원 입구에서는 좀 떨어진 곳이라, 숙소 주인이 픽업을 하러 와야 한단다. 


기다렸다.  


웬 할아버지가 모는 엄청 낡은 차를 타고 20분은 달려서 도착한 곳. 여기다. 




이쪽에 이런 민박들이 꽤 많던데, 이 집은 그 중에서도 가장 깊숙한 곳에 있었다. 인터넷 불가. 티비 없음. 냉방시설... 필요 없음. 산속인데다가 1층이 반쯤은 지하라서 그런지 무지하게 시원하더라. 


오후 늦은 시간인 데다가 거리가 멀다 보니 공원에는 다음 날 가기로 하고 식당을 찾아 주위를 좀 걸었는데, 여러 모로 이 곳은... 자동차를 몰고 온 사람이 아니면 좋지 않은 위치였다 ^^; 


어쨌든 저녁을 먹고 들어가서 피곤함에 바로 취침. 


사실 여기 시원하고 어두워서, 잠은 발칸반도 여행하면서 묵었던 그 어느 숙소에서보다 달게 잔 듯. 


7월 2일.


달게 자고 일어나기는 했지만 위치상의 단점이 너무 컸기에, 체크아웃을 하고 다시 할아버지 자동차를 얻어 타고 공원 사무소로 향했다. 


사무소 근처에서 가볍게 아침을 먹은 다음, 조금 비싸고 가격 대비 성능이 안좋기는 해도 공원 안에 있는 - 따라서 호수에 바로 붙어 있는 단 세 개의 호텔 중 하나에 머물기로 결정. 


유고슬라비아 연방 시절에 세운 호텔이라 그럴까. 그렇게 고가는 아니지만 위치와 가격대비를 생각하면 어이없을 정도로 안 좋은 호텔인데(방도 방이고, 심지어 로비에서도 인터넷이 잘 안되고, 엘리베이터도 없어서 가방을 들고 계단을 올라야 함), 그 대신 위치는 기가 막히게 좋았고, 공원 입장 하루권만 사면 호텔 측에서 하루 더 들어갈 수 있게 해준다는 장점이 있었다. 덕분에 7월 2일과 7월 3일 오전까지는 꽉 차게! 여한이 남지 않게! 플리트비체 호수를 볼 수 있었음! 


그래서 드디어 대망의 픝리트비체를 본 소감은



"물 색깔이 진짜 이렇다고? 거짓말!!!" 





사진을 먼저 봤을 때도 에이 사진이니까 그렇겠지 했는데 진짜 물색깔이 이런 거다 헐 -_-;


위 사진은 위쪽에서 내려다본 모습인데, 열 여섯 개가 넘는 호수가 연결 연결 되어 있다보니 어차피 한 눈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입장권에는 길게 이동할 때 이용하는 버스 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버스를 탔다가 걷다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서 8자 모양으로 돌아다녔다. 




이런 색깔인 주제에 물도 맑음...



오리!



그림이다. 



저 위 사진들과는 다른 곳인데, 물 밑에 나무뿌리가 한가득이라 분위기가 묘하다. 





이런 곳도 있고.



이런 곳도 있고. 



저녁 무렵. 가장 큰 호수라서 아기자기한 맛은 떨어지지만 해가 저물면서 물색깔이 변하고, 이쯤 되니 가까운 곳에 묵는 사람들 빼고는 모두 철수해서 고요한 맛이 일품이었다. 


호수 앞 호텔에 묵는 장점을 만끽하며 문 닫기 직전에야 숙소로 돌아가서 테라스에서 케이크 안주로 와인도 한 잔. (호텔에서 파는 것치고는 와인이나 케이크 값이 저렴하다)



잘 자고 다음 날인 7월 3일. 아쉬움이 남지 않게 좋았던 부분들을 다시 봐주고




점심은 검색도 할 겸 유일하게 인터넷 가능한(...) 옆 호텔 = 제일 비싼 호텔 로비에 가서 사먹었다. 



오징어(한치일지도)에 밥 채운 요리. 완전 맛있음 *_* 




자그레브로 돌아가서 야간 열차를 타고 사라예보로 갈 계획이었던지라 오후 버스를 탔는데, 이 때 처음으로 크로아티아는 버스가 시간을 지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늦는 건 예상했지만 빨리 오기도 하더라; 그래서 힘들게 뛰어서 버스를 타고... 한낮이라 냉방이 잘 되지 않는 버스 안이 올 때보다 훨씬 더웠다.  


사무실에만 너무 붙들려 있어서 체력이 약해졌는지, 이런 식으로 여행하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서 힘들었는지, 이도 저도 아니고 그냥 멀미가 좀 있었는지... 땀이 줄줄 흐르는 버스 안에서 지은이가 너무 힘들어했다. 이 친구를 데리고 야간 열차까지 강행한다는 게 내가 너무 나쁜 짓을 하는 게 아닌가 걱정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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