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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라, 2012년 6월 24일

유럽/남유럽

by askalai 2012. 12. 11.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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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4일. 흐르바츠카 공화국의 날씨는 화창 화창 또 화창.


일어나자마자 슈퍼에 가서 먹을 것을 좀 사고, 바닷가로 나가서 유람선을 탔다.

전 포스팅에서 적었지만 내가 묵은 숙소(호스텔 암포라)는 풀라 시내가 아니라 조금 떨어진 바닷가에 있었다. 이 항구마을의 정확한 이름은 파쟈나Fazana로, 풀라에서 북동쪽으로 8킬로미터 떨어져 있으며 앞바다에 브리오니 군도Brioni Islands가 있어 파도가 세게 치지 않는다. 내가 탄 유람선은 그 브리오니 섬들을 한 바퀴 돌면서 '저기 유적지가 있네요' '저기가 티토(유고슬라비아 연방의 독재자이심)의 별장이랍니다' 등을 보고 오는 배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섬에 내리지 않고 돌아보기만 하는 배를 골라서 쓸만한 사진은 별로 없다;


크로아티아에서 바다를 볼 때마다 느꼈지만, 아드리아해는 물 색깔이 정말로 아름답다. 밝고 산뜻한 아름다움이다. 게다가 이 온화하고도 화창한 날씨... 왜 독일과 영국인들이 크로아티아 바닷가를 그렇게 좋아하는지 알 만 하다.

유람선이라고는 해도 통통배와 별다를 건 없고, 가이드는 그냥 배 모는 청년들이 영어로 대충 한다. 특이한 점은 마실 것을 준다는 부분. 미적지근한 콜라는 전혀 반갑지 않았지만 크로아티아 사람들이 식전주로 잘 마신다는 라키를 준 건 반가웠음. 다들 쌍쌍인데 혼자 탄 동양 여자가 넙죽 독한 술을 받아먹으니 웃겼을지도 -_)

오후에는 21번 버스...를 타야 했지만 진작 시간표를 확인하지 않았던 탓에 (그리고 일요일이라서 버스 수가 더 적었던 탓에!) 택시로 풀라 시내까지 나갔다.

풀라는 로마 유적지가 온전히 남아 있는 도시다. 콜로세움까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콜로세움이라니. 운치 있구나.


사용자 삽입 이미지세계에서 6번째로 큰 콜로세움이라나.


아우구스투스 시대에 건설을 시작하여 베스파시아누스 황제가 완성, 2만 5천명 수용 가능이었다는 이 콜로세움은 지금 풀라 시의 상징이다. 관광 기념품에도 빠짐없이 들어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이게 무슨 교회였더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이건 또 무슨 교회...;;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며 유적지를 훑었다. 물론 방향치가 어디 가랴. 지도를 보며 여기가 5번 유적지이려나 하고 가서 확인하면 10번이고 12번인가 싶으면 7번인 식이었지만, 그럭저럭 볼 건 다 봤다. 성당과 교회에 들어가고, 박물관 아래 터널도 들여다보고, 박물관 앞 트윈 게이트며 ...  

그래도 역시 콜로세움 다음으로 제일 기억에 남는 건 광장. 그야말로 로마식 포럼이 그대로 남아 있다. 광장 한쪽은 아우구스투스 신전이, 다른 한쪽은 공회당이 차지하고 있는데 신전은 로마 시대에 지어져서 2차 세계대전 폭격으로 손상된 후 복원했고, 공회당은 13세기 말에 베네치아 양식과 르네상스 양식을 섞어서 지었다고 한다. 역사성이 그대로 살아있는 셈.

사용자 삽입 이미지아우구스투스 신전 위로 제비가 난다


그리고 이 광장 여기저기에 전형적인 유럽식 카페들이 천막을 치고 있다. 더운 한낮에 몇 시간 돌아다녔더니 지쳐서 한 군데 자리를 잡고 앉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해산물 샐러드! 크로아티아 음식은 별거 없다고 들었는데 해산물이 싱싱하니 무조건 맛있다 *_*


...와 사진에는 없는 맥주를 시켜 먹으며 노트북을 켜고 잠시 정보 검색과 일. 이때 한 가지를 알았는데, 크로아티아는 어느 도시나 관광중심가에서는 와이파이 사용이 무료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역시 로마시대 유적. 헤라클레스의 문


남쪽으로 많이 내려갔다지만 역시 유럽은 여름 해가 길다. 여덟 시가 넘도록 해가 지지 않으니 느긋하게 놀다가 버스를 타러 갈 수 있었다... 정작 버스 정류장을 바로 찾지 못해서 시간 맞춰 버스를 잡느라 마구 뛰어다녀야 했던 아픈 기억은 있지만 -_ㅜ

어쨌든 끝이 좋으면 다 좋지. 해질녘에 숙소에 무사 귀환. 버스가 자주 다니지 않아서 그렇지, 호스텔 암포라는 정류장에서 3분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어서 편했다. 어차피 크로아티아는 해가 진 후에도 안전한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아마 풀라 시내에 묵는 편이 교통은 편했을 테고, 시내 유적지의 야경을 볼 수 있었을 테지. 하지만 파쟈나에서처럼 배를 타고 나가지는 못했을 거다. 여행이 끝난 후에 돌이켜보면 마지막에 들른 스플릿에서 일정이 바뀌는 바람에 섬에 아예 나가지 못했으니, 여기서라도 아드리아해에 나가보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외곽에 한 번 묵어봤으니 리예카의 숙소는 시내 중심가에 있는 호스텔로 예약해두고 취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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