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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루올로스 그룹 - 바콩 사원

아시아-동남/캄보디아

by askalai 2003. 10. 21.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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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순서 무시하고 바콩 사원.
앙코르 동남쪽에 약간 떨어져 있는 바콩, 쁘레 코, 롤레이 세 유적지를 통칭 '루올로스 그룹Ruolos Group'이라 부른다. 이곳은 원래 앙코르보다 전에 크메르 제국의 수도였던 하리하랄라야 유적지로, 앙코르보다 이른 9세기경에 지어졌다. 롤레이는 야소바르만 1세, 바콩과 쁘레 코는 인드라바르만 1세 때의 건축.

7월 25일. 이틀간 비가 많이 내려 꽤 서늘하다가 다시 더워진 날이었다. 아침 8시가 조금 넘어서 바콩에 먼저 도착했다. 바콩은 사실 건축이 시작된 것만 9세기 경일 뿐 12세기까지 조각이 덧붙여진 신전이다. 하지만 '신전-산' 형식의 가장 최초 형태이고, 벽돌이 아니라 돌을 사용했다는 특징을 갖는다.

멀리에서 한 장



약간 가까이에서. 다른 유적지에 비해 상당히 깔끔한 편이고, 앞이나 부근에 꽃이 장식되어 있었는데 아무래도 바로 옆에 현재 운영되는 불교 사원이 함께 있어서인 듯 했다. 



대문에 실은 것과는 다른 곳이지만, 역시 같은 모양의 바닥돌

파란 옷을 입은 아이

시간 탓인지 관광객도 별로 없고, 가는 곳마다 '마담, 물 드시겠어요? 음료수는? 식사는?(물론 영어로)'를 외쳐대던 이들도 없어서 초반에는 무척 한가로이 거닐 수 있었다. 전형적인 힌두식 사원으로 산처럼 층층이 위로 올라가는 형태라 우선 주위부터 돌아보았다.


무너진 라이브러리



부속 건물의 문 조각. 왠지 귀문을 연상시켜서 찍어봤다.


위에 찍은 문, 자세히.


주 신전 옆을 돌다가.


드디어 위로 올라가다.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며. 부서지기는 했어도 탐스러운 사자상의 뒷모습들(...)


문제는 천천히 꼭대기로 올라가서, 돌에 걸터앉아 물을 마시고 다이어리를 적으며 아래 경치를 감상하면서부터였다. 처음에는 작은 남자아이가 하나 다가왔다. 이제까지 앙코르에서 본 물건파는 아이들과도, 가이드를 해준다면서 결국 학교에 가야 하니 1달러만 달라고 조르는 아이들과도 다른 느낌. 일단 옷이 무척 허름했고 영어도 할 줄 몰랐다. 게다가 이 아이는 무척이나 수줍어하며 나를 엿보다가 풀반지를 하나 만들어서 달려왔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뒤이어 다른 여자아이가 두 명 더 왔다. 역시 풀반지를 만들어 와서 내 손에 끼워주었다. 이내 양손에 풀반지가 가득. 조용히 앉아서 주위를 보고 싶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귀엽기도 했고 애교 만점이라 잠시 같이 놀았다. 이 애들은 영어를 거의 못했고, 특히 여자아이들은 하나도 알아듣지 못하는 것 같았다...한 아이는 말 자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몸짓으로 해보는 수밖에 없었다.


이 아이가 제일 먼저 다가왔다. 사실 끝까지 제일 예의바르고 말도 똑똑하게 했으며 염치도 있어서 좋은 인상으로 남아 있다.


다른 두 아이. 오른쪽 아이가 말을 무척 이상하게 했는데, 스킨쉽을 좋아해서 나에게 찰싹 달라붙기도 하고 안아주기도 하는 것이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

아이들과 노는 것도 나쁘진 않았지만, 정신이 산란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결국 장시간 앉아있는 건 포기하고 한시간쯤 있다가 일어나서 내려갔다. 세 아이는 내 뒤를 따라왔다. 신전 아래로 내려가서는 아이들에게 1000리엘씩을 쥐어주었다. (1달러의 4분의 1쯤 된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였다. 분명 그 아이들은 내게 돈을 달라고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단 돈을 주자 더 달라고 졸랐고 (결국 리엘화 가지고 있던 건 다 털렸다) ......곧 어디선가 보이지도 않던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손을 내미는 게 아닌가. 맙소사. 농담이 아니다. 결국 몰려든 수십명 아이들이 무서워서 쫓기다시피 사원을 나서야 했다 ㅠ_ㅠ

아직도 모르겠다. 옆의 사원에서 키우는 아이들이었을까? 아니면 결국은 거지 아이들이었나? 분명히 '1달러만'을 외치던 다른 곳 아이들보다는 순진하기도 하고 느낌이 다른 애들이었는데...에휴. 돈을 주지 말았어야 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무척이나 느낌이 좋았던 바콩 사원에 오래 머물지 못한 것은 아쉽다.

나머지는 동물상 사진. 쉬바 신전이라면서 왜 사자, 황소, 코끼리 세 동물이 다 보이는 걸까 의아했던 기억이.


바닥에 있던 사자상. 발 부분을 주의해 보라 ^^;;


중간. 코끼리??


역시 바닥. 마모된 황소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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