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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파도키아, 2012년 8월 3일-4일

아시아-서남

by askalai 2014. 4. 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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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에 도착하기 전이었나, 후였나. 어쨌든 8월 3일 이스탄불 사비하 공항에서 카파도키아 인근 카이세리 공항으로 가는 국내선 비행기는 그때쯤에 예약해두었다. 아무 계획 없이, 귀차니즘이 발동한 채로 터키에 들어가면서 정해둔 딱 두 가지 일정이 이스탄불에서는 이스라엘에서 한국으로 가는 길에 멈춘 임양과, 카파도키아에서는 한국에서 여름휴가 온 방양과 조우하는 것이었던 터라. 


새벽같이 일어나서 사비하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몇 시간 후

카이세리 공항에서 전화통을 붙잡고 국제선 터미널과 국내선 터미널을 오가는 약간의 우여곡절 끝에 방양과 조우하여 숙소까지 가는 픽업 미니버스에 탔다. 


사실은 방양은 학교에 다닐 때도 이야기 몇 번 해본 적 없고 그 후에는 따로 만난 적도 없는 후배지만, 뭐... 내 전공의 좋은 점이 이런 부분에서 편한 사람이 다수라는 점이다. 



카파도키아 지역의 중심도시인 괴레메를 향해 달리면서 이미 주위 풍경에 기대감이 상승. 카파도키아는 정말로 꼭 가보라고 할 만한 곳이다. 





방양이 한국에서 한참 전에 잡아놓은 숙소는 나 혼자 갔다면 골랐을 숙소보다는 조금 급이 높았는데... 

동굴방도 넓고 침대도 넓었고, 아침식사도 맛있어서 불만은 전혀 없습니다. 






여긴 사실 우리 숙소는 아니고...아마도 좀 더 비싸지 싶은 동굴호텔. 


방양이 여행패턴이 느긋한 편이기도 하겠고, 한국에서 막 날아온 터이기도 해서 3일 오후는 숙소에 자리를 잡고 쉬고 저녁에 산책이나 좀 하고 끝. 

다음날에는 새벽같이 일어나서 이미 포스팅한 열기구를 탔고, 낮에는 모터사이클을 빌려서 비교적 가까운 코스를(일명 레드투어 코스) 돌았다. 

우리 둘 다 운전은 못했지만 일반 모터사이클은 아니고 자전거만 탈 줄 알면 몰 수 있다는 뭐 그런 물건... 기억력이 점점 나빠져서 정확한 명칭은 기억나지 않아... 


모터사이클이라니! 네가!? 라는 친구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기분이지만, 운전대는 방양이 잡고 뒤에 탔습니다. 후... 여전히 무능한 나... -_)



우치사르 성. 카파도키아에서 제일 높은 곳. 여기까진 좋았지.


그 다음에 달려간 도자기마을은 뭘 못찾았는지 제대로 구경한 게 없고, 오픈에어 뮤지엄도 시간이 안맞았던가 무엇 때문이었나 모르겠지만 실패. 

그나마 아래 찍은 사진의 pasabag은 한 번 지나쳤다가 겨우 찾아갔고. 







사실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중간에 바이크를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모래 위에서 한 바퀴 회전하면서 별 쌩쑈를 다 하고 다른 관광객들에게 도움받은 일인가... (아련)



하지만 저런 돌들 사이로 황량한 길을 달리는 기분은 굉장히 좋았다. 안되겠어 나도 스쿠터 정도는 탈 수 있게 되지 않으면...! 



그리고 오후 느지막이 들어가서 잠시 낮잠. 새벽같이 일어났던 터라. 







우리 방 창문(유리 같은 건 없다)으로 들어와서 놀고 가던 고양이 나즐레. 당당하게 돌아다니면서 우리에게 먹을 것을 얻어먹었지만 사실 이 호텔 고양이도 아니었다. 

 사람들은 고양이를 좋아한다. 





저녁. 해넘이를 보는 투어 프로그램도 따로 있지만, 그냥 뒷산으로 올라가서 황혼을 봤다. 지도를 보면서 '여기가 여기로 통하지 않을까?' 했던 건 다 틀렸던 것 같지만... 

관광객이 없는 조용한 곳에서 내려다보는 기분도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저녁식사. 평범한 터키식 피자라고 해야 하나...








아참 3일 저녁에는 카파도키아에서만 판다고 하는 항아리케밥을 먹었는데, 향이 강하지 않고 맛이 무난하다는 점 외에 특별히 추천할 점은 없었다.


 

페티예에서 손흔들고 헤어졌던 희라도 여기에서 다시 마주쳤다는 말도 적어둬야지. 여행자의 루트라는 게 다 비슷한 탓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가끔 여행하다가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전화기도 인터넷도 없던 옛날의 그 넓은 세계에서도 사람은 만났겠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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