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이스탄불에서 제일 좋았던 기억이 보스포루스 해협 유람선이었다고 했다. I양이나 나나 대단히 게으른 상태였기에 사흘 일정 중에 하루는 유람선이 딱 좋겠다고 생각했다. 짧으면 2시간짜리도 있는데, 흑해 입구까지 나가는 반나절짜리 배를 고른 것도 그래서였다.
부두에서 파는 홍합밥. 배가 고프지는 않았으나 I양이 다음날이면 떠나야 했기에 맛을 보다. 나중에 카디쿄이에서 한 번 더 먹었는데, 그쪽이 더 맛있었다. 역시 카디쿄이는 생활도시고 이쪽은 관광지라 그러려나 ^^;
배를 탄다. 유람선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중간중간 타고 내리는 생활인들이 이용하는 배다.
골든혼 해협 건너로 돌마바흐체 궁전이 보인다. 이스탄불에는 유명한 궁전이 두 개 있는데, 술탄아흐멧 지역에 있는 전통궁 톱카프와 해협 건너편 카라쾨이 지역에 있는 화려한 유럽식 궁전 돌마바흐체다. 톱카프에는 다음날 갔지만, 돌마바흐체는 아예 가보지 않았다.
베르사유를 흉내낸 느낌...? 17세기에 오스만 투르크 제국에서 지은 별궁이랄까. 딱 봐도 유럽식에 화려한 바로크 양식이라기에, 유럽에서 막 내려간 나로서는 별로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고, 그래서 내내 가지 않았다. 대신 배에서 찍은 사진이라도 한 장 더 올리련다.
유럽에서도 그랬지만, 터키에서도 이렇게 돌아다니다보면 바다와 너무나 바짝 붙어 있는 건물들을 보며 의아할 때가 많았다. 얘네는 홍수도 안나나? 파도가 심해지는 일도 없나? ... 없는 것 같다. 지중해와 이 일대 바다에는 태풍이 치지 않는다. 침수 피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도시라면 베네치아 정도인데, 그쪽은 바다가 문제라기보다는 도시가 가라앉고 있으니 다른 문제고...
이 바다의 평온함이 조금은 부럽기도 하다 :)
보스포루스 대교... 아마도 제2 대교. 사실 구분은 잘 못한다.
아름답지만 실용적인 요새 루멜리 히사르. 여기는 터키를 떠나기 전, 이스탄불에 머문 마지막 시간에 가보게 될 것이다.
배는 계속 나아가며 중간중간 부두에 사람들을 내려준다. 루멜리 히사르를 끝으로 이스탄불 시가지는 거의 벗어나고, 마치 섬처럼 띄엄띄엄 마을이나 별장들이 나왔다. 이쯤해서는 구경도 지치고, 나무의자에 드러누워서 좀 자기도 하고.
미리 사가지고 탔던 도시락. 이래뵈도 밥과 고기다...
최종 기착지인 흑해 입구의 어촌 마을이 가까워온다. 작은 언덕 꼭대기에 유적지가 있다.
그리고 저 터키 국기 말인데... 터키에서는 유적지마다 저 깃발을 볼 수 있었다. 가까이 가보면 엄청나게 크다. 은근히 군사주의 국가답다는 생각도 들고;
마을. 결코 부유한 마을은 아닌데 오종종한 집들이 예쁘다.
내려서 다시 배를 타기 전까지 시간이 좀 있었다. 원래는 귀찮으니 그냥 마을이나 한 바퀴 돌아보고 말까 했지만 우리의 발걸음은 어느 새 언덕 위 유적지로 향하고...
힘들었지만 다 올라갔다!!
그래도 흑해가 제대로 보이지는 않는다. 저 육지마저 벗어나야 바다가 흑해로 이어진다. 나야 결국 나중에는 흑해를 제대로 보러 갔지만, 이 순간에는 야 그래도 흑해 초입이라도 보고 가네 그러면서 즐거워했다 ^^;
뒤돌아보면 유적지
이스탄불로 돌아오는 배에서는 거의 퍼져 잤다. I양은 새벽에 한국으로 출발이라, 남은 시간에는 시장을 쏘다니며 기념품을 사고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먹었을 텐데 실은 사진이 없어서 이날 저녁에 뭘 먹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 케밥이었을 거라고 짐작이 가긴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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