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주

서귀포 여기저기

askalai 2015. 11. 28. 20:41

2015년 10월 13일. 저녁 비행기라 서귀포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기로 했다. 


5년 전에 이곳을 찾았을 때는 이중섭 거주지에만 들르고, 바로 옆에 붙은 미술관은 들여다보지 않았던 터라 이번엔 미술관에 들어가봤다.

그림이 많지는 않지만 입장료에 비해 충실하다. 

아내 분과 주고받은 편지들이 참 생활감이 충실하고도... 음... 

 

 


박물관 내부에서는 찍지 않고 밖에서 한컷. 



이중섭 생가는 그대로인데, 그 앞길은 전과 달라졌다. 

나무 데크로 기억하고 있던 길이 시멘트길로 변했고, 없던 조각품이 생기고, 까페에 소품가게에...

이중섭 문화의 거리와 교차하는 작가의 산책길까지. 

좋은 부분도 있고, 나쁜 부분도 있고. 





정방폭포까지 걸어가는데 드문드문 벽화도 보인다. 



정방폭포도 5년 전에는 올레길 6코스를 걷다가 멀리서 보기만 하고, 입구로 들어가지 않고 지나쳤던 곳. 

워낙 유명한 관광지라 사람이 많다. 



바글바글한 사람들 사이에서 가까스로 사람 없는 타이밍을 노려서 한컷. 


살짝 나온 머리도 지우면 좋겠지만 귀찮아서 그냥... 이 정도는 초상권 침해가 아니겠지요(...)


*


폭포까지 보고 나서 또 슬렁슬렁 이중섭 거리 초입까지 돌아가 두루치기를 먹고, 그 바로 옆에 생긴 유동커피에 들어갔다. 



여기 커피 아주 맛있다. 이번에 제주도 가서 초반에 몇 번 연속으로 실패했더니 더욱 감개무량. 


커피 마시고 좀 쉬다가 다시 나가서 걸어간 곳은 새섬과 새연교. 

5년 전에는 새연교가 아예 없었고 당연히 새섬 산책로도 없었다. 


 서귀포 시내를 도는 6코스에 사람마다 고를 수 있게 6-A과 6-B로 작은 코스를 추가했는데, A코스는 이중섭거리와 시장을 돌고, B코스는 서귀포항과 천지연폭포를 포함한다.

굳이 따지자면 우리가 걸은 코스는 6-A코스 더하기 B코스 일부인 셈. (새섬은 코스에 포함되지 않음) 


아무튼 하필이면 드물게 화창한 날 햇빛을 받으며 걸어 걸어서 칠십리교를 건넌 후에 한 번 '어랏 저기 있던 보리빵집 없어졌나'를 시전해주고

새연교를 건너 새섬 한 바퀴.



선글래스 안쓰고 걸었더니 바다에 비친 햇빛이 유난히 눈부셔서 눈물. 돌아온 후에도 며칠 고생했다. 



새연교는 배 모양으로 생겼다.

뒤에 보이는 산은 이번에 제주도에서 보낸 일주일 중에 가장 화창한 날이었음을 증명하는 한라산.





산책하고 나서는 버스를 타고 서귀포 올레시장 근처까지 가서 시장 한 바퀴 돌고 공항으로. 


많이 변했고, 사람도 많아졌지만 그래도 익숙한 느낌이 살아 있어 아늑했던 서귀포.

돌아오고 얼마 후에 제주 2공항 건설 계획이 발표됐는데, 다음에 갈 때는 서귀포가 또 어떻게 변했을지 걱정부터 든다.




나머지는 서귀포 올레시장에서 먹은 것들



화제의 꽁치김밥. 이거 의외로 맛있다. 

올레시장 초입에 자리한 우정회센터에서 파는데, 이것보다 놀란 건 우정회센터의 엄청난 확장이었다.

5년만에 와봤더니 엄청 커진 데다가 시장 안에만 2호점, 3호점을 내놨네.



경성통닭의 닭강정. 11일 저녁은 이렇게 꽁치김밥과 닭강정을 사서 해결했다. 



12일 저녁은 회! 우정회센터 말고 안쪽 깊은 곳에 위치한 통큰수산에서 포장한 참돔회. 

다양하게 섞인 걸로 사볼까 하다가, 우리가 언제 이 가격에 이렇게 괜찮은 참돔을 먹어보리! 하고 샀다. 

반짝이는 은색 장식(?)은 덤으로 얹어주신 갈치회인데, 뭐 특별히 맛있진 않고...

참돔회를 묵은지에 싸먹는 게 별미 -_-b


그밖에도 며칠 왔다갔다하면서 유명한 제일떡집의 오메기떡, 하루방 빵, 꽃게튀김, 짜서 파는 감귤주스&한라봉주스도 먹어봤는데 다 맛있다. 

주말, 연휴에는 어디나 다 줄서서 기다려야 하고 가는 데마다 사람에 치일 정도라 친구와 한탄을 좀 했는데,

평일 저녁에는 그 정도는 아니다. 

한가하던 시절이 돌아다니기야 좋았지만, 시장이 활기차기는 해야지. 부디 다음에 갈 때도 활기찬 모습이길. 망가지진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