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실크로드

카슈가르 1 - 시내

askalai 2015. 1. 27. 19:43

2014년 11월 29일-12월 2일 카슈가르. 


중국 영토가 된 이후에는 한자로 客什이라 쓰고 카스라고 읽는다. 한때 실크로드 최대 교역도시였던 곳이다. 

 티벳보다 더 서쪽에 있어, 공식적으로는 북경시간을쓰지만 일상 생활에서는 두 시간 차이가 나는 신장시간을 함께 쓰며, 위구르인이 인구의 90퍼센트 이상이고, 우룸치를 비롯한 동쪽 지방보다 중앙정부의 경계가 덜하여 위구르 문화가 유지되고 있다. 우룸치가 위구르 사람들이 사는 중국 현대 도시였다면, 카슈가르는 진짜 위구르 도시랄까. 

아직은 말이다. 



 카슈가르 여행은 시작부터 우룸치에서 가는 비행기가 여섯 시간이나 연착하다가 결국 다른 비행기로 표를 바꿔주는 사태가 있었고(어쩐지 싸더라니!?), 도착하자마자 눈발이 흩날리는 날씨에, 인터넷은 대체로 어렵고 와이파이는 유스호스텔에 찾아가서 구걸해서 써야 했는데 그나마도 잘 되지 않아서 결국 카슈가르를 빠져나올 방법을 여행사에 의지하려 했더니 정전이 일어나질 않나 사람이 자리에 없질 않아 겨우 붙잡았더니 이 양반도 나 못지 않게 결제에 애를 먹어… 마지막으로 사흘간 묵은 호텔이 사흘째 밤에 욕실 바닥에 물이 넘치면서 한밤에 방을 바꾸는 사태로 마무리하는,이런 갖가지 일이 있었지만 그래도 싫어지지 않는 도시였다. 아니 싫어지지 않은 게 아니라, 이번에 갔던 실크로드 여행에서 들른 도시 중에서는 가장 좋은 인상을 간직한 도시다. 



 며칠 동안 돌아다니면서 찍은 올드타운 길거리 사진을 모아 올린다.

올린 사진에는 사람이 없는 편인데, 사실 길거리를 돌아다닐 때마다 사람 구경이 제일 재미있었다.













이 길거리는 치니바흐 빈관(과 내가 묵은 에덴 호텔) 뒤쪽에 있었다. 



치니바흐 빈관. 모든 택시 운전사가 이곳 이름을 안다. 



호텔 뒤쪽으로 들어가면, 과거 영국 영사관이었던 건물이 나온다. 호텔 내 음식점으로 쓰다가 요새는 아예 문을 닫아둔 듯.



그 뒤편은 이런 거리다. 


*


그리고 반대방향으로, 치니바흐 빈관 정문 앞에서 지하보도를 통해 길을 건너면 이드가 모스크와 야시장으로 이어지는 골목길이 나온다. 

정식 시장은 아니지만, 상시 시장 같은 모습. 





노점과 음식점들을 구경하면서 쭉 걷다보면 이드가 모스크가 나온다.


*



신장 지역 최대 모스크라는데, 터키에 이미 다녀와서 그런지 아기자기하고 예쁜 사원이라는 느낌이 먼저 들었다.


물론 들어가보기도 했지만, 내부 사진은 다음 포스팅에 올리기로 하고...

모스크 앞을 지나서 더 가면, 아까보다 조금 더 넓은 골목길이 나온다. 이쪽이 원래 모스크 상권(?)인지 기념품점이 몰려 있다. 









기념품점이 끝날 때쯤 되면 백년찻집이 나온다. 이름이 실제로 백년찻집이라는 건 아니고; 이 근방에서 가장 오래된 찻집으로 유명해서.



이 찻집에도 들어가봤지만... 역시 다른 포스팅으로 넘기겠다. 

이 찻집쯤에서 어느 갈림길을 택하느냐에 따라, 저 위에서 이드가 모스크로 갈 때 걸었던 작은 길도 나오고, 나중에 사진이 나올 성벽과 올드타운도 나온다.

일단은 큰 골목길로 계속 걷는다. 이 길에는 카슈가르에서 제일 오래된 유스호스텔인 청년빈관도 있고, 그 건너편에 자리한 여행사도 있다.   












큰길까지 나왔다. 공원이 보인다. 


*


아까 갈림길에서 다른 곳으로 걸으면, 고대의 진흙 성벽이 남아 있는 구역이 나온다. 차도 건너편 - 그러니까 치니바흐 빈관 뒤편에 비해서 건물도 깨끗하고 길도 번듯하다. 

동네 사람들이 이용하는 작은 모스크도 따로 있다. 

하지만 이쪽 넓은 길에 서 있는 반듯한 집들은 중국 국기를 게양해두었다. 전에 보지 못한 풍경이다. 








성벽 근처는 사람이 없어서 조금 괴괴하기도 했다.


관광안내 지도를 보면 '올드타운'이 다른 곳에 표시되어 있는데, 론리플래닛에 따르면 굳이 요금을 내고 그쪽에 가볼 필요는 없다고 한다. 

어쨌든 지나가면서 본 '그' 올드타운은 요금을 받는 동시에 철거공사도 함께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건 위에 올린 거리에서 한참을 걸어가면 나오는 인민공원 맞은편. 

(향비묘 가는 버스를 찾느라 걸어간 날에 찍었다)

인민공원에는 한족으로만 구성된 군대가 오가고, 건너편에는 거대한 마오쩌둥 동상이 서 있다. 

위구르 도시 분위기에 한껏 젖었다가 갑자기 이 도시의 현실을 실감하는 순간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