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실크로드

실크로드 여행 기록 2 - 숙박. 3) 우룸치, 카슈가르, 쿠처

askalai 2014. 12. 15. 13:49

3) 신장 위구르 지역


우룸치 : 민박과 유스호스텔


우룸치에는 한인 민박이 딱 하나 있고, 신장의 다른 지역에는 아예 없다. 야간 열차를 타고 도착할 상황이기도 했고, 신장의 상황에 대해 조금은 겁을 먹기도 해서 예약하고 갔다. 티벳 이후 몇년만에 이용해보는 한인 숙소였는데... 장단점이 극명하더라. 한국어가 통하고, 한국어로 빠삭한 우룸치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건 장점. 교통이 썩 좋지 않고 사장님 가족과 함께 지내려니(이건 아마도 손님이 거의 없는 겨울이라서 그랬던 것 같기는 하다. 여름에는 따로 집을 빌려서 하시는 듯) 신경이 쓰인다는 건 단점. 한식으로 아침식사를 할 수 있다는 건 사람에 따라서 장점일 수도, 단점일 수도 있을 부분인데 나나 내 동행이나 여행할 때 한식을 찾는 사람들은 아니라서. 긴 여행으로 한국인/한국어가 그리운 상태거나, 반대로 영어도 중국어도 전혀 통하지 않는데 여행을 가서 의지할 곳이 필요하다면 괜찮은 선택이겠다. 다른 곳에 가서도 카톡이나 전화로 사장님께 정보를 구하거나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굉장히 친절하심... 1박에 100위안. 


혼자 1박하고 재빨리 빠져나가야 했던 두번째 우룸치 일정에서는 그냥 교통을 최우선으로 해서 우룸치 중심가인 홍산에 있는 맥전 유스호스텔에 묵었다. 원래는 5인실 도미토리가 1박 50위안인데 비수기라고 35위안; 론리플래닛을 보나 다른 여행기를 보나 평가가 썩 좋은 곳은 아니고, 침대 시트도 낡은 편이지만 내 예상보다는 괜찮았다. 오히려 비수기라서 사람이 적다보니 깨끗한지도. 별로 친절하지는 않지만 영어도 통하고 (쿠처에서 우룸치로 갔더니 싸고 불친절한 건 그래 그럴 수도 있지 마음가짐...) 와이파이도 잘 잡히고, 하룻밤 묵기엔 괜찮더라. 물론 2인실도 있다. 


열심히 찾아본 정보에 따르면, 교통 이점을 포기할 경우 우룸치에는 상당히 평가가 좋은 다른 유스호스텔이 하나 더 있다. 혹 다시, 길게 묵게 된다면 그쪽에 가볼 마음이 있음. 


우룸치 중심가에는 괜찮은 비즈니스호텔도 꽤 있지 싶다. 


*


카슈가르 : 에덴 호텔


원래는 과거 영국대사관이 있었던 자리에 지었다는 치니바흐 호텔에 묵을까 했다. 그래서 급하게 씨트립으로 예약을 하고 갔는데, 정작 가보니 친절하지도 않고 내어주는 방도 너무 별로라 취소. 바로 옆에 있는 에덴 호텔로 옮겼다. 


이미 얘기했지만, 론리플래닛이 가격 대비 최고라고 평가하는 숙소에 가서 실망한 적이 없다. 


에덴 호텔은 대만족. 치니바흐는 한족이 운영하지만 에덴은 위구르 사람이 운영하는 것 같기도 하고 (1층에 터키 식당이 있는 걸 보면 소유주가 터키 쪽일 수도 있다는 짐작은 하지만), 아무튼 일하는 사람 중에 한족이 하나도 없다. 영어가 잘 통하는 건 아니지만 그럭저럭 지낼 만 했고, 인테리어도 재미있고, 난방은 라디에이터가 아니라 온돌(!?)인 듯 돌바닥이 뜨끈뜨끈해진다. 방 사진을 찍어놓은 줄 알았는데 사진이 없어서 잠시 낙담... 


(나중에 추가: 역사학을 하신 분에게 물어보니, 온돌이 맞는 듯 하다. 겨울에는 더더욱 에덴호텔에 묵는 게 좋을 이유) 


더블룸 1박 168위안에 아침식사 포함이었는데, 아침식사는 2층 식당에서 주고 터키에서 자주 먹었던 빵+계란+샐러드+홍차 중심에 중식 몇 가지를 합친 형태였다. 1층의 터키 식당은 분위기도 따뜻하니 좋고 음식도 맛있고 꽤 고급이다. 


다만 인터넷은 전혀 쓸 수 없음; 


물론 카슈가르에도 유스호스텔은 있었다. 와이파이 구걸하느라 찾아가보기도 했는데, 가장 오래된 올드타운 유스호스텔-청년빈관은 1층에 있지만 건물이 좋게 말해 분위기 있고 나쁘게 말하면 굉장히 낡아서 겨울에 묵기는 망설여졌고, 파미르 유스호스텔은 내부는 좋은데 3층까지 계단으로 올라가서 옥상을 가로질러야 나온다. 게다가 양쪽 다 한족이 운영하고 손님들도 거의 한족이라, 위구르 도시를 한껏 느끼고 싶었던 여기에서만큼은 그쪽에 묵지 않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아, 물론 양쪽 다 운영자들은 무척 친절하고 좋은 사람들이다. 영어 통하고. 


아참. 위에 거론한 숙소 모두 위치는 괜찮은 편이다. 치니바흐는 카슈가르 사람들이 다 아는 이름이고, 에덴 호텔은 그 바로 옆이고, 청년빈관은 백년 된 찻집 근처, 파미르 유스호스텔은 이드카 모스크 근처. 


*


쿠처 : 쿠처 빈관


최악! 이번 여행 최악의 숙소였다. 절대 권하지 않겠다.쿠처라는 도시 자체가 마음에 안들다보니 기억이 더 박할 수도 있고, 방 자체가 지저분하거나 나빴던 건 아닌데, 상대적으로 다른 곳보다 비싼 주제에(아니 물론 우리나라 모텔 정도 가격이긴 하지만 3성급이라며!) 말 안통하고 친절하지도 않은 데다가 아침마저 완전히 한족 스타일인지 죽과 반찬밖에 안나오고 결정적으로 불편사항을 말하려고 하면 모르쇠. 내가 어지간하면 그래 뭐 그 나라 말을 못하는 내가 잘못이지 영어를 당연히 해야 한다는 식으로 생각하면 쓰나 하고 넘기는데. 파리를 제외하면 영어가 잘 안된다고 문제가 있는데 모른 척 하는 숙소는 어디에도 없었다고 이봐! 게다가 떠나는 날 아침부터 정전이라 내려가봤더니 양초 하나 주는 놀라운 센스... 뭐 정전이 호텔 탓은 아니고 카슈가르에서 정전됐을 땐 그러려니 했지만, 너네 거기보다 비싼 업소잖아... 난방도 멈췄는데 양초 하나 주면 다냐. 그런 불편을 줬으면 방값이나 좀 깎아주든지. 


쿠처라는 도시가 호스텔은 당연히 없고, 달리 외국인이 묵을 수 있는 저렴한 숙소도 없는 모양이고, 론리플래닛에도 두 군데밖에 정보가 나오지 않아서 갔는데 후회막급이었음. 다른 선택지가 두 개 정도 있던데 그쪽으로 가라고 하고 싶다. 기왕이면 버스터미널 앞에 있다는 숙소가 가격 대비 제일 괜찮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