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상

부산나들이, 안동네 벽화마을

askalai 2014. 11. 12. 20:13

11월 10일


부산 벽화마을이라면 감천마을이 유명하다. 부산에 놀러가는 타지 사람들은 대개 감천마을을 찾는다. 

전날 보수동 근처에서 우연히 마주친 벽화마을도 그 전까지 존재를 몰랐지만, 문현동에 벽화마을이 있다는 사실은 오직 문현동에 숙소를 잡았기 때문에 알았다. 

지하철역 스크린도어에 붙어 있었기 때문이. [부산 최초의 벽화마을, 안동네]라고. 


가보지는 않았지만, 막연히 감천마을은 통영 동피랑과 비슷한 느낌일 거라고 생각했다. 안동네는 좀 달라 보였다.


실제로 달랐다.


공동묘지와 붙어 있던 달동네. 지붕을 모두 파란색으로 칠하고, 그림을 그려넣고, 집을 깨끗하게 유지하며 살고 있어 아름답지만

바로 밑에 현대아파트 단지가 있으니 보면서 그 본질을 잊을 수가 없다. 여긴 관광지가 아니라, 진짜 달동네다. 

 

그리고 길을 잘 찾지 못해서 벽화는 반도 보지 못했다;

(내가 내키는대로 걷는 걸 보고 이래서 가는 데마다 헤매시는군요 했던 일행에게는 미안할 뿐;;)




이렇게 보면 평이하지만, 사진 구도에서 잘라낸 오른쪽에 새로 지은 아파트단지가 놓이면 느낌이 달라진다.

 






평일이라서 사람이 더 없었을까. 마을 어르신들만 보이고.







공동묘지의 흔적













은근히 고양이가 많았는데, 다들 털도 깨끗하고 건강상태도 좋아보여서 신기했다. 

대부분 사람들이 키우거나 밥을 준다는 얘긴데 그건...




다 내려가서 올려다보면 잘 보이지도 않게 건물 사이에 가려진다. 

여러 모로 가볼 만한 곳이라곤 생각하지만... 

다른 벽화마을이 계속 늘어나는 지금은 아름다움이나 편리함에서 밀릴 수밖에 없을 지도. 

사는 사람들 입장에서 생각하면 너무 관광지가 되어도, 사람들이 너무 찾지 않아도 안좋을 성 싶은데 실제로는 어떨까... 


그림 관리가 조금만 더 잘 되면 좋겠는데, 그것도 다 인력이니.


*


돌아보면서 사진을 찍자니 내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찜찜했는데, 

후에 다시 생각하니 이런 곳이 계속 남아서 사람들에게 보여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길 아래에 내려가서도 보이면 더 좋겠는데, 동피랑처럼 되지 않는 한 그건 어렵겠지.

어떤 방향으로 가든 여기 사는 분들 피해입는 일 없이 지내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