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8. 두 개의 모스크와 라마단의 끝
8월 17일-18일에 본
술탄아흐멧 광장에 있는 하기아 소피아 술탄아흐멧 자미- 일명 블루모스크
다시 가보니 처음 보았을 때보다 더 아름답다.
알고보니 여섯 개의 첨탑(미나르)가 다 보이는 각도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스탄불을 떠나기 전 마지막 밤에야 겨우 찍은 사진이다. 닭가슴살 푸딩을 먹으면서
(닭가슴살 푸딩이라니 경악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맛있더라... 이스탄불은 요리 실험이 많이 이루어지는 곳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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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번에 처음 찾은 언덕 위
이스탄불 대학 정문 - 내부는 일반인 출입 금지다.
그래도 어찌어찌 근방을 헤매다보니 대학 기숙사 같은 곳에는 들어가게 됐지만 -_-;
중요한 건 이스탄불 대학이 아니고, 근처에 있는 술레마니예 자미.
위에 사진을 올린 - 그리고 너무나 유명한 블루모스크와 함께 2대 자미로 꼽힌다 한다.
정교한 아름다움은 덜하지만 살아있는 사원이라는 점이 강하게 느껴졌던 보스포루스 다리 근처의 예니 자미까지, 3대 자미로 꼽아도 될 듯 하다.
이름높은 건축가 미마르 시난의 작품으로 이스탄불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자미로 꼽힌다는데, 언덕 위에 있어서 동선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다.
관광객은 더 적다. 우훗 :)
'종교'라고 하면 떠올리는 장면이 참 많지만,
사람없는 술레마니예 자미에서 유난히 작아보이던 이 할머니가, 내게는 종교의 경건한 장면 중 하나로 남았다.
고양이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찰칵
...이 고양이는 3초 후 나에게 하악질을 한다.
숙소로 돌아갈 때는 그랜드 바자르를 거쳤다. 알고보니 관광지로 유명한 바자르로 끝이 아니고, 이 언덕위부터 해협 바로 위까지 계속 시장이 이어지더라.
무려 현지 가이드! 이스탄불 워킹투어를 담당하고 있는 분이 안내해주신 비장의 카페 '미마르 시난' 옥상에서
여기 야경이 그야말로 기가 막힌데, 특히 술레마니예 자미가 바로 옆에 아주 잘 보인다.
그런데 정작 나는 안내만 따라가서 남에게 알려줄 수 없다는 게 함정...;; 어쨌든 요새는 좀 더 알려진 듯 하니 찾을 수 있겠지.
야경을 본다면 추천하는 곳이지만 혼자 가기에는 좀 어둡고 으슥한 길을 통과해야 한다.
같은 곳에서 찍었는데 이건 어딘지 모르겠다... 첨탑이 실제로 두개인 건지 각도 조절을 못해서 첨탑이 두 개로 보이는 건지
첨탑 두 개라면 예니 자미인가 싶은데 그건 언덕 아래쪽에 있고 이건 위치가 높아 보이고 어...(혼돈)
음 물론 이스탄불에는 내가 가보지 못한 다른 자미도 여럿 있는데... ;;
*
8월 18일이 라마단이 끝나는 날이었다. 뭔가 다른 풍경을 보게 되려나 두근거리며 해지기 전에 일부러 술탄아흐멧 광장을 어슬렁거렸다.
변함없이 저녁식사 소풍을 준비하는 사람들
과식으로 탈이 난 사람들을 싣고 가기 위한 앰뷸런스
하지만 라마단의 끝은 광장 한쪽에서 TV카메라를 놓고 이루어진 토크쇼같은 행사로 마무리되고,
다음날부터 며칠간 터키 전역이 휴일에 돌입한다.
휴일이 끝나는 날이 내가 떠나는 날 -_-;
하긴 한 달이나 단식을 했으니 쉬는 게 당연하지만...
그래서 평상시에 터키 사람들이 어떻게 먹고 어떻게 사람을 대하는지는 보지도 못하고,
라마단 특별시장도 문을 닫고, 관광지마저 한산해졌다. 끙;;
19일에는 k양을 따라 이스탄불 외곽에 있는 거대한 쇼핑센터와 이케아 매장을 구경하러 가게 되는데...
휴일이라고 여기마저 문을 안여는 건 아닌가 긴장해야 했다. 다행히 평소보다 조금 늦게 열긴 열더라.
여긴 뭐 관광지가 아니니 사진이고 뭐고 없지만, 나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그리고 이케아 쇼핑까지 해서 집으로 돌아간 k양의 생활력에는 다시 한 번 존경을 바친다.
이렇게 끝...이어야 할 것 같지만, 내 비행기는 21일. 터키여행기는 아직 하나 더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