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준괼 마을, 2012년 8월 12일
호수 마을 우준괼 역시 트라브존에서 당일치기 정도로 갈 만한 거리(돌무쉬로 2시간)에 있다. 바삐 도는 관광코스라면 차 명산지인 리제까지 묶기도 하는 모양.
아무튼 8월 10일을 끝으로 한참 어린 사내놈은 이스탄불로 떠나고, 여자 넷이 남았다. 세 사람은 11일에 우준괼에 가서 1박을 했다. 나는 11일 내내 방에 틀어박혀 자다깨다 하고 가끔 일을 했다. 아마 그랬을 거다. 사진을 보는데 날짜가 비는 날이 있으면 대개 그렇다.
12일, 상쾌한 기분으로 버스를 타고 우준괼에 가서 이 친구들을 어찌 찾나, 두리번거리는데 바로 누가 내 등을 치더라. 작은 마을이라 조우도 쉬운 건가 ㅋ
예쁜 마을인데...그렇긴 한데, 슬슬 걷다보니 날이 급격히 흐려져서 사진이 우중충하다... 자주 있는 일이라 뭐(먼산)
같이 보낸 시간 중에는 마을에서 만든 잼과 꿀과 차를 많이 팔더라는 기억. 그리고 일행 중 k가 벌에게 다리를 쏘여 생고생을 했던 기억. 정도밖에 나지 않고...
차 마시며 널부러진 세 명을 두고 혼자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기도 했는데, 역시나 호숫가와 달리 위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가난한 집들이 나오더라.
그래도 흙바닥에서 아이들은 잘만 놀고 있었다.
트라브존으로 귀환해서는, 한명이 먼저 야간버스를 타고 떠나야 해서, 송별회를 겸하여 식당에 갔다. 우준괼에서 먹지 못한 생선요리도 먹어보고.
'함시'라고, 나름 흑해 특산이다. 애써 사먹었는데 특별한 기억은 없다 OTL
먼저 떠나보내기는 했지만 우리도 몇 시간 후에는 트라브존을 뜰 예정이었다. 아무것도 정해두지 않은 터였고, 잠시 더 동쪽으로 흘러가서 국경 너머 조지아까지 가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그러고보니 러시아에서 조지아를 거쳐 트라브존 쪽으로 터키에 입국한 미국인 여행자에게 이야기를 좀 들었던 기억이 희미하게 나는데 그게 언제 어디에서였지... 어쨌든 그 사람의 씸쁠한 조언은 '여기부터 동쪽은 러시아어를 하는 게 좋아'였다;;)
k와 w가 편하고 좋기도 했고, 마침 둘이 산간마을 아마시아로 간다기에 일단 거기까지 동행하기로 결정.
아마시아도 바로 가는 차편이 없는지라 일단 야간버스를 타고 서쪽으로, 흑해 중앙부에 있는 도시 삼순까지 가서 기차로 갈아타고 산야로 들어가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