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2, 시장과 가게들 : 2012년 7월 23일-25일
관광 중심지인 만큼 술탄아흐멧 광장 주변에는 이런저런 가게가 많다. 대개 이스탄불 내 다른 곳보다 조금 비싸다. 이스탄불의 물가는 터키 내 다른 곳보다 비싸고. 현재 터키의 물가는 한국 여행자들 대부분이 생각보다 높다고 말할 정도로 많이 올라 있다.
하지만 난 유럽에서 터키로 날아간 참이었고, 발칸반도나 포르투갈같이 비교적 싼 곳이라 해도 터키보다는 훨씬 비쌌다.
뭐 그렇다고 뭘 펑펑 썼다는 건 아니지만.
7월 23일 아침. 시장 구경하러 내려가다가 그냥 땡기는 카페에 들어가서 간단하게 해결했는데, 사실은 간단한 가격이 아니었다. 오히려 케밥이나 볶음밥보다 비쌌던 듯 ^^;
라이스 푸딩. 터키 이름이 에... 수틀라지sutlac였던가. 양은 제법 되는데, 달다. 터키 디저트는 하나같이 무섭도록 달다.
가게 내부. 관광객들을 노린 이런 저런 과자가 잔뜩 진열되어 있다.
터키커피! 진하다! 이건 맛있었어...
그리고 23일의 주요 일정은 시장 어슬렁거리기였다. 술탄아흐멧을 중심으로 큰 시장이 여럿 있는데, 일단 제일 유명하고도 큰 게 그랜드 바자르 (터키 이름은 카팔르 차르쉬). 총 만 평의 시장에 올록볼록한 돔형의 지붕이 씌워져 있는데, 이 지붕 위에서 최근 007 영화의 추격전을 찍었다. 그랜드 바자르 중에서도 중심지역에서는 귀금속, 융단, 보석, 골동품 같은 비싼 물건을 판다.
제일 유명하고 관광객이 집중되는 구역이기도 하다보니 당연히, 바가지도 씌운다. 시험삼아 그릇이나 스카프의 가격을 물어보곤 했는데 거의 왕년의 용산 전자상가 버금가더라 ㅎㅎ
이쪽은 아마 귀금속 시장
시장 내부는 아니었지만, 내가 유난히 탐을 냈던 그릇 가게... 무게도 무게고, 깨질 가능성도 높고 등등의 이유로 살 엄두는 못냈지만 :)
깃발이 재미있어서 찍어봤다
물론 각종 차도 판다.
양탄자... 그릇과 함께 역시 내가 탐을 낸 물건. 꼭 기념품도 이렇게 무게와 부피와 가격 때문에 살 수가 없는 물건만 갖고 싶어하는 나... 경제적이다 :)
바자르 골목골목 구경하다가 찻집에서 잠시 휴식! 터키 커피가 유명하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터키 사람들은 이렇게 생긴 찻잔에 담긴 설탕 탄 홍차를 훨씬 많이 마신다. 애플티는 관광객용이고 그냥 홍차. 갓 뽑은 홍차를 둥근 쟁반에 가득 담아들고 여기저기 배달다니는 점원들을 계속 볼 수 있다.
그랜드 바자르를 일직선으로 통과해서 부두 쪽으로 내려가면 이집트 바자르 (또는 향신료 시장)가 나오는데, 현지인이 많이 이용하여 그랜드 바자르보다는 바가지가 덜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제까지는 관광객이 적었다지만 요새는 이쪽도 많이 간다. 온갖 향신료, 차, 말린 과일과 터키식 과자들이 즐비하다.
오감을 자극 :)
과자 맛을 보라면서 호객행위도 엄청나게들 하는데, 먹어보고 반해서 지르고 말았다... 영어로는 터키쉬 딜라이트turkish delight라고 뭉뚱그려버렸지만 로쿰의 일종일 게다. 로쿰은 무엇을 집어넣느냐에 따라 종류가 엄청나게 다양하고 그만큼 값도 다양하다. 이집트 바자르에서 우리가 산 놈은... 비쌌지만, 재료가 엄청 좋은 견과류였다... 나중에 로쿰의 본고장이라는 사프란볼루에서 먹어본 것도 이렇게 맛있지는 않았다. 가격은 훨배 쌌지만 ^^;
헉헉...여기까지 쓰고 나서 남은 사진을 보니 시장 포스팅과 먹자 포스팅을 따로 써야 하는 게 아니었나 싶기도 하지만; 계속해서...
점심으로 먹은, 그냥 특별한 이름은 없는 시장통의 밥집 음식. 빵과 고기 아니면 밥과 고기. 고기에는 다 향신료가 들어가고.
바다에 가까운 이집트 바자르 바깥쪽으로 꽃시장, 애완동물 시장 등이 있고 언덕 위 그랜드 바자르 바깥 위쪽으로는 옷과 가벼운 장신구부터 그릇이며 뭐며 하여간 온갖 시장이 다 있다. 이스탄불에 혼자 있을 때 지붕 밖으로 넓게 퍼진 다른 시장 구역까지 헤매봤는데 시장의 전체 크기를 모르겠다 싶을 정도다; 안파는 게 없다 당연히...
저녁에는 다시 술탄아흐멧 광장 근처까지 올라가서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는 '쾨프리'집에 갔다.
메뉴라고는 샐러드, 쾨프리(소고기 경단 비슷한 물건), 양고기 꼬치밖에 없다. 하나씩 시켰다.
맛...있...다!! 후... 이 집이 워낙 유명해서 근처에 있는 덜 유명한 집이 맛은 더 낫다는 말도 있으나, 양쪽 다 먹어본 나는 그냥 이 집을 추천한다. 저녁 시간 늦게 가면 줄을 길게 서야 하니 조금 일찍 가는 편이 좋다.
다시 밤. 광장은 다시 밥을 먹는 시민들로 북적인다.
광장에서 라마단 행사의 일환으로 하던 그림자 인형극
아래는 술탄아흐멧 광장, 블루모스크에 붙어 있는 미술 시장으로 주로 도자기, 양탄자, 그림 등을 판다. 저녁 늦게까지 연다.
이어지는 사진은 그 다음날인 25일, 아직 해가 지기 전에 다시 본 라마단 특별시장 (정확한 이름은 기억이 가물가물... 어쨌든 딱 라마단 기간 동안에만 광장에 여는 예술시장 같은 거였다)
터키 각지에서 왔다는 전통/민속/공예품들을 판다. 먹을 것도 물론 파는데, 커피와 과자는 물론이고 여기에서밖에 먹어보지 못한 요거트와 이상한 푸딩 같은 것도 있었다. 단, 가격은 대체로 싸지 않다.
진짜로 안에서 만들고 계셔; 제페토 할아버지! (는 신발 만드는 분이 아니었잖아...)
헥헥. 무지 긴 포스팅이 됐지만 실제로 이스탄불 열흘 동안 각종 시장 구경에 보낸 시간은 이보다 더 길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