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서남

이스탄불로

askalai 2013. 9. 2. 10:43

10년쯤 전인가. 살면서 반드시 가보고 싶다고 꼽은 여행지가 네 군데였다.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제일 먼저 갔다), 티벳의 남쵸 (그 다음에 갔다), 터키 이스탄불, 그리고 시베리아 바이칼호. 


뭐 여행지야 어디든 좋고, 갑자기 가고 싶은 곳이 생기기도 하고 달라지기도 하지만, 크게 봤을 때 가장 가고 싶었고 가서도 깊이 기억에 새긴 곳들이라는 점에 변함은 없다. 아마 이 네 곳을 몇 년만에 몰아서 가지 않은 이유도 그래서이지 싶다. 맛있는 음식을 아껴두는 심정이랄까.


내가 아직 터키에 가지 않았다고 하면 놀라는 사람이 꽤 있었는데, 그건 위에 적은대로 아껴두기 + 터키에 가려면 최소 한 달은 가야지! 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터키까지는 예정하지 않고 떠났던 2012년 여름. 가까운 곳에 있을 때 그냥 지르기로 했다. 기간은 물론 한 달. 갑자기 독일과 크로아티아에서 터키로 여행의 주 목적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밤, 아야 소피아 - 



2012년 7월 20일 포르투->프랑크푸르트 한 공항 -> 버스로 2시간,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 다시 전철과 버스를 갈아타고 이모네 집 도착. 


이스탄불행은 7월 21일 저녁 비행기,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국제공항 출발이었다. 

집에 종일 누워 있을까 했지만 이모부가 맛있는 걸 사주신다기에 또 어정어정 온가족을 따라나서서, 산기슭에 자리잡은 신기한 식당에서 이탈리아 음식을 먹었다. 


7월 21일 저녁, 터키항공으로 이스탄불 도착. 이스탄불에는 공항이 두 군데 있다. 하나는 아타튀르크 국제공항. 여기에서 여행자의 중심지인 술탄 아흐멧까지는 23킬로미터. 

그리고 또 하나, 사비하 공항이 있는데 여기는 50킬로미터나 떨어져 있고 해협 건너편이기까지 하다.


처음에 예매했을 때는 이스탄불에서 만나기로 한 I양과 당연히 같은 아타튀르크 공항일 줄 알았다. 나는 독일에서 이스탄불로 가고, I양은 이스라엘에서 한국가는 비행기를 끊어서 스탑오버하는 거라... 둘 다 한밤중 도착이다보니 같이 택시타고 숙소로 향하면 부담이 덜하겠구나 했는데, 알고보니 나는 사비하 공항. 아, 역시 싼 표라서 그런가 하하. 결국 I양은 잡아둔 숙소로 바로 가고, 나는 그나마 사비하 쪽에 가까운 카디쿄이 지역에서 하룻밤 묵고 아침에 만나기로.


공항에 그야말로 한밤중에 도착했는데, 제일 먼저 느낀 건 아... 역시 여기는 유럽이 아니라 아시아로구나 하는 느낌. 한밤중에도 일하는 사람이 많고 열린 가게도 많다는 점에서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