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유럽
베를린 시내, 2012년 6월 21일
askalai
2012. 12. 4. 02:05
2012년 6월 21일. 베를린->프랑크푸르트.
오전에는 비, 오후에는 조금 갬. 저녁 프랑크푸르트는 맑음.
아침부터 비가 제대로 내렸다. 전날보다 더 안좋은 날씨다. 짐을 맡겨놓고 나갔다가 우산을 가지러 다시 들어가야 했다.
비오는 데 걸어다니기란 참 짜증스러운 일. 시내 요충지를 순환하며 다닌다는 버스를 타고 앉아서 한 바퀴를 돌며 비오는 베를린 거리를 내다보았다. 동물원까지 겉핡기로 그렇게 보다가 결국 내린 곳은 브란덴부르크 광장.
1791년 프로이센 제국의 전승기념문이라지
건축 양식이야 딱 봐도 그리스. 정확히는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을 본땄단다. 독일이 참 그리스 로마를 사랑한다.
아무튼 이 문을 가운데 두고 동베를린과 서베를린으로 나뉘었다지. 주위에 중요한 몇 나라 대사관도 있고, 의회도 있고 그런 곳이다. 그런 곳인데, 내가 갔을 때는 현대자동차가 주최하는 행사 때문에 사방에 현대라는 이름이 나부끼고 있었다. 신기함과 더불어 뭔지 모를 무상함을 느낀다.
의회 건물 꼭대기에 올라가면 유리 천장으로 정치가들을 발 아래 깔아볼 수 있다기에(...) 조금 마음이 동했지만, 잠시 헤매다가 그냥 공원 쪽으로 향했다. 이름이...티어가르텐인가, 그럴 거야.
아마도 전쟁기념...
저 멀리 전승기념탑이 보인다
전승기념탑 저쪽으로 가면 샤를로텐부르크 궁전, 이쪽으로 가면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이 나온다. 나는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쪽을 택했다. 양쪽 다 전승기념탑에서 한 두 블록 정도는 걸어야 한다. 독일 도시들이 다 녹지가 넓게 조성되어 있지만, 티어가르텐은 정말 넓다.
티어가르텐 이쪽(즉 내가 간 쪽) 끄트머리에는 박물관섬에 들어가지 않는 작은 박물관-미술관-오페라하우스들이 또 떼지어 모여 있다.
이것은 그 유명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본거지! 전용 음악당! *_*
그리고 신국립미술관
뭐 이리 작나 싶지만 주요 전시는 지하층에 있다. 현대 미술이라서 쉽지는 않았지만; 아무튼 한 바퀴 돌아보고.
홀로코스트 메모리얼도 봤고, 전날 여행기에 붙여 올렸지만 시내 한가운데에 남아 있는 옛 검문소라든가 시내에 분홍색 파이프 형태로 옛 장벽을 구현해둔 설치미술 작품 등을 보고 기념품도 구경했지만... 사진은 생략! 그나저나 독일 도시들은 하나같이 기념품이 뭐 그래? 컵이고 티셔츠고 우산이고 도시 이름만 잔뜩 써놓은 상품들이 즐비... 물론 일관성하게 도안과 디자인은 잘해서 부럽기도 했다만, 소재만 따진다면 우리나라가 더 나은데 디자인이 참 어설퍼놔서... 아, 우리도 공식 관광상품 좀 잘 만들었으면 좋겠다. 저렇게 사가거나 선물할 수 있게.
대충 그렇게 돌아보고 오후에 기차역으로. 아아, 함부르크에서는 햄버거를 먹지 않고, 베를린에서는 베를리너(정통 독일식 도넛)를 먹지 않고 떠버렸구나. 쩝. 베를린에 겨우 이틀이라니 아쉬움은 가득했지만, 하루 더 묵자니 비행기를 타고 크로아티아로 떠나기 직전에 돌아가기는 마음에 걸려서 그냥 떠났다.
창밖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을 보다가 졸다가 책을 보다가 하면서 밤이 되어 프랑크푸르트에 도착. 집에 돌아갔더니 귀여운 사촌동생들이 그래도 내 생일이라며 약식 케익을 만들어줬다. 처음에는 핫케익을 쌓아서. 그 다음에는 토르테를 구워서... 다시 사진을 봐도 흐뭇하고 고맙구나.
핫케익을 쌓아쌓아 크림을 바르고 과일을 올린 생일케익!
블루베리 토르테 얍! 막내 요리솜씨 멋지다잉~
드디어 독일을 뜰 날이 머지 않았다. 이제 하나만 더 쓰면 크로아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