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9일은... 별로 한 게 없다. 늦잠을 자고, 어슬렁어슬렁 라이브 카페에 가보았으나 매일 한다던 피아노 연주도 축구 때문에 취소된 상황. 밥을 먹고 축구가 끝나기 전에 귀가.
그리고 6월 10일. 뉘른베르크.
날은 조금 흐렸다.
나치당의 중심지로, 뉘른베르크 법이 나온 곳이며 그래서 전범재판이 열린 곳이기도 하다지만... 지금은 그런 흔적보다는 독특한 건물들과 시내 곳곳에 널린 뒤러의 흔적이 더 잘 보이는 도시. 생강빵 렙쿠헨의 원조로 크리스마스 마켓이 유명하기도 하다지만 겨울에 가지 못했으니 그 부분은 패스하고.
자, 구시가지에 들어간다.
이게 무슨 교회더라; 돌아나올 때 이 부근에서 노래소리가 들려서 따라갔더니 하나님 어머니를 전도하는 모임이 있었던 기억만 난다ㅋ
지붕이 재미있어서 찍은 건물
제일 큰 교회였으니 아마도 성 로렌츠 교회.
성 로렌츠 교회 내부 사진을 찍으려면 돈을 내야 해서 패스했지만... 웨이브가 살아 있는 예수님 때문에 엄청 웃었다... 대체 왜 수난상의 예수님이 멋들어진 웨이브 머리에 화려하게 주름진 반바지를 입고 계신 것이냐. 조각가가 뭔가 화려한 걸 하고는 싶은데 달리 방법을 떠올릴 수 없었던 모양! ㅋㅋ
페그니츠 강 위를 지나는 다리 위 건물. 양로원이라고 했나?
중앙광장에 있는 아름다운 샘.
사실 여기까지 올라가는 사이에 구 시청사가 있어서 들어갔다가 옛 지하감옥 투어가 있길래 했지만! (영어투어가 없어서 계속 JW님에게 물어봐야 했음) 어두워서 사진도 잘 안나왔고 하니 생략~
어느 도시든 일단 가면 높은 곳을 찾게 되지 않겠는가. 뉘른베르크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는 성으로 열심히 올라갔다.
그러나 여기도 가이드 투어밖에 없다는 데 좌절해서 안에는 안들어가고, 정원만 한 바퀴 돈 후...
점심을 먹으려고 길을 헤매던 중! 성벽 아래에 펼쳐진 축제의 장을 발견!!
배는 고프고 아래에 장터는 펼쳐져 있는데 내려가는 길이 안보여서 정말 고생한 기억이 아련하다. 결국 이상한 길이라도 이것밖에 길이 없다고 생각하고 내려가서~
눈을 현혹시킨 펀치 펀치~
와 평범한 소시지+바게트빵을 사들고
신나게 먹고 마시고 술도 좀 취해서 축제 구경을 하니 기분 좋더라. 일요일이라서 횡재였다. 게다가 성벽 해자를 따라 둥글에 진을 치고 네 군데에 동네 밴드를 섭외해서 올려놓았더라. 한... 세 군데는 멈춰서 음악을 들었나보다. 관악기 팀은 엉망이었지만, 밴드 둘은 상당히 들을 만 했다. 일단 분위기가 좋아서 ^^
오후 한중간쯤 축제의 장을 떠나서 내려갔던가... 그보다 늦었던가. (기억에 혼선이)
아마 성채부터 먼저 갔고, 교회들은 내려오면서 들여다봤지 싶다. 성 로렌츠 교회는 위에 적은 대로 웨이브 예수님이 인상적이었고, 여자들 전용이었다는 성모 교회는 예수님은 뒷전이고 아기 예수를 안은 성모가 교회 전면을 차지한 게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심지어 바깥에는 이렇게 다산의 여신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조각까지 있고 말이지...
자, 그리고 어딜 갔느냐 하면... 뉘른베르크 박물관. 원래는 여기에 나치 관련 자료가 있을 줄 알았는데 그건 꽤 멀리 떨어진 곳에 모아두었고, 박물관이 아니라 자료실이라길래 포기하고 마침 하고 있던 뒤러 전을 보았다.
뒤러의 고향답게 다양한 작품을 모아놓은 전시회... 아아 뒤러의 네 기수 판화는 어찌나 좋은지 *_* 신이 나서 보고 뭔가 사고 싶었지만 아슬아슬하게 박물관 문닫는 시간에 걸려서 뮤지엄샵에 갈 수 없었다 -_ㅜ
말이 나온 김에 뉘른베르크 곳곳에 있는 뒤러의 조각상들과... 뒤러는 아니라도 재미있는...그로테스크한 조각들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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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녁. (손은 JW님 찬조출연)
배고프지 않다고 술과 안주만 시킨 건데 안주가 생각보다 너무 거했다;;
저걸 먹고 어둑어둑할 때 일어나서 기차를 타기 전까지 쇼핑 거리나 에로샵 거리; 성벽 외곽에 있는 오페라 하우스 등도 보았지만 생략, 생략.
독일 여행지 이야기할 때 별로 손꼽히는 곳은 아니던데, 나에게 뉘른베르크는 굉장히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아 있다. 중소규모 도시를 제대로 둘러본 게 처음이기도 했을 테고, 우연히 마주친 축제가 가산점을 얹어 줬겠지만 그 점을 감안해도 추천할 만 하다 싶다. 어쨌든 프랑크푸르트와 뮌헨 사이를 오가면서도, 독일에서 동유럽으로 나가기에도 좋은 위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