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중앙/네팔
박타푸르
askalai
2010. 12. 27. 11:42
11.19
박타푸르는 카트만두에서 미니버스(150원)를 타고 1시간쯤 가야 하는 곳으로, 요구르트의 왕이 계신 곳... 이기도 하지만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옛 힌두왕국의 유적지다.
미니버스 타는 곳은 옛 왕가 저수지 근처에 있는데, 타멜에서 걸어갈 만한 거리다. 근교 가는 버스들이 복잡하게 모여 있어서 육교를 세 번이나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찾아가야 했다;
박타푸르 더르바르 광장
일찍 눈을 떠서 일찍 움직였더니 박타푸르에 도착했을 때까지도 아직 아침 분위기. 더르바르 광장을 다 돌도록 한적한 편이었다. 그 대신 하늘은 흐렸다... (며칠 지내보니 보통 10시쯤부터 해가 나와서 3시쯤이면 더워지다가 5시면 햇빛이 사라지더라) 사람이 적고 덜 시끄러우니 골목골목 돌아다니면서 사람들 사는 모습을 보기에도 훨씬 마음이 편했고, 유적 보존 상태는 정말 훌륭했다. 비싼 입장료를 물릴 만 하다.
네팔 국기를 든 사자 조각
더르바르 광장 뒤편에 있는 니얄라텝 신전
도기 광장
광장 한쪽으로 5분만 가면 차들이 빵빵거리는 거리가, 반대쪽으로 가면 논밭이 나오는 도시
가이드 해주겠다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말을 걸었다. 네팔 사람들은 가이드를 쓰라고 조를 때도(구걸과는 엄연히 다르다) 이상하게 수줍어하는 태도가 있어서 오히려 매정하게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가이드를 쓴 건 아니고; 혼자 도시 안을 헤매고 다녔다. 가이드를 따라다니는 코스는 2시간이라는 듯 한데 내가 한 바퀴 돌아보는 데 걸린 시간은 2,3배쯤?
결코 비교할 일은 아니지만 자꾸만 운남 생각이 났다. 박타푸르도 분명 아름다운 곳이었지만 내가 느끼는 '중세 도시를 걷는 맛'은 여강성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멈춰버린 곳이라는 별명도 붙어 있다지만 오후까지 머물면서 이곳저곳 들여다본 감상으로는... 그렇지는 않다. 예전에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박타푸르 골목길에도 오토바이가 다닌다. 사람들이 살고 있으니 당연한 변화이기도 하다. 문제는 내 쪽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유가 뭐였든 도착해서 사흘째 덤덤한 기분만 이어지니(마음이 움직인 순간은 뗌뚝을 먹었을 때와 킹커드를 먹었을 때 뿐... 나 그냥 이제부터 식도락 여행이나 할까-_-) 초조해졌던가. 뭔가 정말 아름다운 걸 보고 싶어진 나는 오후 느지막이 카트만두로 돌아가서 충동적인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다음 날 산악비행을 예약한 것이다. 작은 비행기를 타고 히말라야 근처까지 날아가서 설산을 보고 온다는 관광 프로그램이다. 떠나기 전에 알고 관심을 두고는 있었지만, 꼭 해보겠다는 마음은 없었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