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타 프롬Ta Prohm
12세기 중엽 - 13세기 초엽. 자야바르만 7세가 지은 불교 사원.
7월 21일 낮, 7월 26일 오후 - 2회 방문.
앙코르 톰 동쪽에 있으며, 앙코르 왓, 앙코르 톰과 함께 꼭 보아야 할 곳으로 꼽힌다. '타 프롬'은 '브라흐만의 조상'이라는 뜻이며, 자야바르만 7세가 어머니를 기리기 위해 지은 사원이라고 한다. 범어 기록에 따르면 전성기의 타 프롬은 3140개의 마을을 통치했으며 79365명이 사원을 관리했고, 18명의 고승과 2740명의 관리, 2202명의 인부와 615명의 무희가 있었다고 하며 500kg이 넘는 황금 접시 한쌍에 4만개가 넘는 진주 등의 보물이 있었다고...역시 좀 과장이겠지?
규모도 상당하지만, 가장 큰 특징은 통행로 외에는 전혀 복구를 하지 않아 허물어져가는 상태 그대로의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곳곳에 무화과나무가 비죽이 튀어나오고, 보리수나무가 돌벽에 뿌리를 박았으며, 여기저기 새가 날아다니며, 건물 안을 돌아다니다 문득 주위에 아무도 없을 때면 폐허 한가운데에서 길을 잃은 것 같은 느낌을 맛볼 수 있다. 나중에 이보다 더한 폐허에도 서보기는 했지만, 첫날 낮에 찾은 타 프롬은 말 그대로 감동이었다. 속으로 "그래! 이게 바로 내가 원하던 거야!"를 부르짖었다고나 할까 ^^
크리스가 가장 마음에 들어한 곳도 여기였다. "자연이 결국은 문명을 이긴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지 않느냐..."는 말을 들으니 과연 캐나다 사람이군 싶더라는. 21일에 본 곳중에 제일 좋았고, 의외로 26일에 다시 찾았을 때엔 첫번째 방문만 못했다. (그렇다고 좋지 않았다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다른 사원은 다시 갔을 때 더 좋았는데 말이지.
돌 색깔이 참으로...
돌을 뚫고 자란 것처럼 보이지만, 보리수나무는 가지에서 뿌리를 내린다. 뿌리가 돌 속으로 점점 파고들면 어느 정도까지는 오히려 붕괴를 막아주지만, 그 시점을 넘어서 버리면 돌이 산산이 부서진다...
멋져 +_+
문 위에 쪼로록 늘어선 부처님들. 어쩌다 머리만 저렇게 남았는지...
잘 뜯어보면 표정이 하나하나 다르다.
건물을 지나 뒤켠. 타 프롬은 서쪽으로 들어가게 되어있으니까, 이쪽이 동쪽이다. 무너진 돌 한 군데에 자리를 잡고 앉아 빈둥거리기 무척 좋다.
풀과 이끼가 가득.
벽 부조
건물 안쪽. 무너진 돌들...길을 잃은 기분.
건물 안을 돌아다니다 문득 위를 올려다보니 무너진 천장으로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어딘가 다른 건물에서 같은 각도로 찍은 사진이 있지만, 그 사진 속의 천장은 온전하게 남아있어 빛이 들어오지 않는다.
바깥쪽에서.
7월 26일에는 반테 삼레에 들렀다가 타 프롬으로 향했는데, 시간상 지난 번보다 사람이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21, 22일에는 한참 비가 오지 않은 상태였고 26일즈음엔 비가 계속 와서 돌 색깔이 달랐다. 혼자 가서 더 여유로운 기분이기도 했지만 앉아서 빈둥거린 시간이 많았고 사진도 별로 찍지 않았다.
외곽으로 돌아서
구름 사이로 비친 햇살이...
21일에도 같은 사진을 찍었지만, 볼 때마다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서쪽 입구...그러니까 사원 들어가는 길. 제법 긴데, 다른 사원과 마찬가지로 양 옆에 늘어서 있었을 돌난간과 조각상이 모두 무너져내리고 나무와 풀이 비집고 들어왔다.